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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평화도시 삼각네트워크로 남북물꼬를!”

2025-11-25

전주에서 열린 366차 평화통일기도회 특강

 


총 366주, 달수로는 91.5개월이고 만 8년 가까운 세월입니다. 전주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국산 목사님이 주관하는 제366주차 평화통일기도회에 다녀왔습니다.

 

23일 전주YMCA 2층 강당에서 열린 평화통일기도회는 국산 목사님이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통일을 염원하는 이들과 함께 기도와 특강을 병행하며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날은 본래 풀뿌리통일운동단체 액션원코리아(AOK) 정연진 상임대표님이 특강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최근 남북미관계의 시사점과 관련하여 언론인의 시각에서 제가 참여하는게 좋겠다는 권유로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전주 YMCA는 덕진구 도심이지만 주택들에 둘러사인 아늑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전주 YMCA는 올해 창립 만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1925년 9월 11일 창립총회, 10월 5일 창립식을 가진 전주 YMCA는 3·1 운동 이후 민족독립의 힘을 키우기 위해 민족청년 지도력 육성, 노동운동, 교육운동, 형평운동 등을 가열차게 전개했습니다.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하는 독립운동가에게 물품과 기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일제 탄압으로 1935년 말 강제로 해산됐다가,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 1일 재창립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군요.

 

원형으로 테이블이 놓인 행사장에 도착하니 국산 목사님이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습니다. 스스로 ‘평화통일기도회 섬김이’를 자처하는 국 목사님은 전북기독교교회협의회(전북 NCC) 평화통일위원장, 전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대표, 생명평화정의 전북기독행동 대표 등 직함이 말하다시피 평화통일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분입니다. 이날 행사엔 '글로벌 칭찬운동'으로 잘 알려진 김종선 나실련(나부터개혁실천세계연합) 회장님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자리해주어 감사했습니다.

 


스무 분 남짓 모인가운데 제366주차 평화통일기도회는 김윤목사님의 복음송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날의 복음송은 다름아닌 ‘우리의 소원’입니다. 통일과 평화를 번갈아 노래를 부르노라니 울컥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국 목사님과 회중이 낭독한 공동기도문의 내용은 이땅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이 상생하는 통일실현을 바라는 뜨거운 염원이 절절하게 전해졌습니다. 원준희 장로님의 기도 역시 남과 북이 자유로이 교류하는 평화세상이 오는 그날을 위한 다짐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특강의 제목은 ‘한머리땅의 통일(統一)과 역발상의 지혜(智慧)’입니다. 한머리땅은 한반도의 대체어입니다. 반도(半島)는 빨리 퇴출되어야 할 단어입니다. 일제가 청일전쟁이후 영어 Peninsula 를 번역한 엉터리 한자어이기 때문입니다. 영어의 페닌슐라는 ‘삼면이 바다인 땅이라 거의 섬과 같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을 일제는 우리나라를 폄하하기 위해 ‘반쪽 섬’이라는 단어롤 통용시킨 것입니다.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괘씸한 행위인가요.

 

영어 페닌슐라도 비하의 뜻이 있어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게 좋습니다. 페닌슐라의 유의어 ‘Head Land’입니다. 번역하면 머리땅이고, ‘한’은 우리 민족을 뜻하는 한(韓)이자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머리땅은 영어로 Han Head Land 혹은 Great Head Land 입니다.

 

더하여, 일제의 농간(弄奸)으로 우리에게 굳어진 이미지가 있습니다. 한머리땅 생김새를 토끼에 비유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남북 영토는 일제가 멋대로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고 우리 민족의 땅인 간도 일대를 넘긴 이후에 그어진 것입니다. 간도를 제외한 우리 국토가 흡사 귀를 잡힌 토끼모양과 비슷하다며 1903년 일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는 “(조선)반도가 토끼를 닮아 조선인들이 겁이 많고 수동적”이라고 폄하했고 이같은 내용을 널리 전파했습니다.


일제의 터무니없는 짓거리에 분기탱천(憤氣撑天)한 주인공은 육당 최남선입니다. 그는 1908년 잡지 ‘소년’ 창간호에 호랑이 삽화를 한머리땅에 비유하고 이렇게 일갈(一喝)했습니다. “(한머리땅은) 범과 같은 진취적 기상이 넘쳐 흐른다”고요.

 

과거 일제가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훼손하기 위해 심어놓은 고정관념은 한세기가 넘도록 우리를 지배한게 사실입니다. 이제 우리는 벗어나야 합니다. 한반도라는 단어는 더 이상 써서 안됩니다. 우리 국토가 토끼모양이라는 말은 결단코 망발입니다. “엽전은 할 수 없어”라며 자조적, 패배적 의식을 심은 일본제국주의의 술책을 분쇄해야 합니다.

 

이러한 각성과 함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의 극적인 전환, 역발상(逆發想)의 지혜(智惠)입니다. 남과 북이 꽉 막힌 현 상황을 풀어나가려면 유연한 상상력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북은 ‘적대적 두국가’ 선언이후 남을 더 이상 동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통일도, 민족도 지워버리고 있습니다.

 


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님은 “30년 헤어지면 애틋하고 60년 헤어지면 달라지고 90년 헤어지면 남남이 된다”면서 우리 민족의 분단이 90년이 넘으면 안된다고 경각심을 주었습니다. 올해가 분단 80년이니 앞으로 10년뒤인 2035년 통일시계가 멈추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어떤 이들은 통일보다 평화를 외쳐야 한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통일과 평화는 같이 가는 것입니다. 말이 씨가 됩니다. 통일을 지우면 통일은 사라지고, 통일을 외치면 통일은 이뤄집니다. 우리의 통일은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것에 그치는게 아니라 인류문명의 한단계 도약을 위한 위대한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위업을 달성하라는 민족사적, 인류사적 이유가 있기에 그토록 혹독한 시련을 겪은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는 궁즉통(窮則通)의 지혜입니다. 오늘의 ‘궁즉통’은 바로 해외동포들입니다. 남북이 막히면 재외동포가 우회로가 될 수 있습니다. 北은 南과 단절했지만, 해외동포만큼은 문을 열고 있습니다. 2022년 北은 <해외동포권익옹호법> 제정 이후 해외동포들에게 엄청난 특권을 명문화 했습니다. 2026년부터 해외동포의 교류·방문·사업·문화행사가 엄청나게 활성화될 것입니다. 남의 재외동포와 북의 해외동포는 같은 대상입니다. 해외동포가 남북의 완충지대와 가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강연에서 ‘평화도시 삼각네트워크’를 제안했습니다. 해외동포를 연결고리로 하여 지방도시와 북녘도시를 잇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주와 요즘 북에서 가장 떠오르는 지방도시 원산을 연결시키자는 것입니다. 전주는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문화도시이자 한식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원산은 금강산과 명사십리의 관광 인프라를 갖춘 대표도시이고 특히 김정은시대 세계적인 관광지로 집중 육성되고 있습니다. 문화·음악·영상 등 ‘비정치 영역’은 남북간 교류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해외동포들을 통해 전주와 원산을 문화·관광·예술의 접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문화·예술 교류 프로그램으로 ‘전주 한지–원산 미술 콜라보 프로젝트’(재외동포 큐레이터)와 ‘남북 전통음식 페스티벌’(재외동포 셰프)을 생각해 봅니다. 당장 남북이 교류를 못하더라도 위임받은 재외동포가 방북하여 행사를 열 수 있습니다. 글로벌동포청년영화제도 기획하여 전주–원산 ‘두 도시 이야기’ 다큐영화를 만들면 어떨까요.


관광·해양·생태 프로그램으로 전주–원산 ‘두 도시 관광로드’ 국제 런칭(재외동포여행사), 원산 해양스포츠와 전주 생태관광을 연계한 축제도 기획할 수 있습니다. 교육·학술 프로그램으로 ‘재외동포 과학자와 함께하는 청소년 캠프’(로봇 드론 해양과학), ‘두 도시 역사 아카이브’ 프로젝트도 가능하구요.

 

경제·산업 프로그램으로 ‘재외동포 기업과 연계한 공동 브랜드’(한지 굿즈, 원산 특산물) 농수산물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고 평화·교류 기반 조성 프로그램으로 디아스포라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전주–원산 사례를 세계적 모델로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강연에서 이런 당부도 드렸습니다. 주위의 2030 세대에 꼭 전해달라구요. 아다시피 젊은 세대들은 남북교류와 통일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북을 너무나 모르는 북맹현상과 편견, 고정관념이 빚은 결과입니다. 거창하게 통일이 아니라 남북교류만 하더라도 가져올 변화와 혜택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젊은 세대입니다. 이 점을 인식시킨다면 젊은이들이 먼저 나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남북교류는 청춘의 블루오션입니다.

 

남북의 젊은이들이 친구가 되고 연애도 하고 협업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요. 평양 원산 함흥 해주 신의주 청진에서 남북청춘 페스티벌이 열리고, 동호회와 창작팀, 여행·캠프·스포츠로 생기는 무수한 연대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여행의 판도 변화도 이뤄질 것입니다. 남북교류가 본격화되면 남쪽의 젊은이들은 해외보다 북녘 땅에 더 큰 호기심이 생길 것입니다. 제주부터 백두산 삼지연까지 한반도 종단 로드트립을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금강산·백두산·묘향산·원산 등 세계적 명승지는 우리의 앞마당이 되고 신비로운 칠보산 개마고원 등 미개척 명승지도 개방되어, 다양한 문화체험과 관광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문화예술의 폭발적 확장도 가속화 될 것입니다. 남북합동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평화와 통일 청춘을 주제로 한 남북합동 영화제, 남북합동 드라마 등 공동창작물이 글로벌 OTT 시장에 공급되면 K팝과 한류는 그야말로 글로벌 영향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미 세계를 강타한 K팝도 NK팝(북한대중예술)의 가미로 더욱 풍성한 콘텐츠로 업그레이드 되고 남북 음악·댄스 스타일이 결합된 신장르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참 좋은데 과연 이런 꿈같은 일들을 할 수 있겠냐구요? 네, 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어려워 보이지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 일도 안일어납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하면 또다른 일들이 일어납니다. 제안한 것들을 하나씩 시도해보세요. 기회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에게 이런 말을 꼭 해주세요

 

“얘들아, 통일은 어렵고 복잡한 정치 이야기가 아니라 청춘의 세계를 두 배로 넓히고, 삶의 재미를 극대화 할 가장 큰 기회란다. 남과 북의 교류로 너희들이 꿈꾸는 신세계가 열릴거야.”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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