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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뉴스로 칼럼] 이사를 했다

2025-03-30

이사 III

 


곧 경로우대증을 받게 된다 했지만

아직은 창창한 친구가

살림 보따리 하나 없이 급히 이사를 갔다

그 어떤 살림살이도 필요 없는 먼 곳으로

 

최근 나도 이사를 했다

물욕 가득 쌓인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제대로 쓰지 않는 세간붙이를

이리 저리 끌고 다니다

마침내 더는 필요 없는 곳에

빈 손으로 가는 게 삶인가 싶었다

 

세상 욕심의 끝이

얼마나 뻔뻔하고 천박할 수 있는지

내란은 날마다 기록 갱신하듯 보여주는데

한 치 앞을 내다보지도 못하면서

온 힘 다해 아웅다웅하는

아귀다툼이 삶이었네

 

삶은 살림을 줄인 말이기도 할까

어느 날, 아무 소용없게 될 살림

채우려 애쓰지 말고

비워가며 살 일이다

 

 

이사 II

 


이사 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이사 전 날, 이삿짐 센타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破棄)라는 폭탄이 터졌고, 긴급 소집한 친구와 후배들의 도움으로 포장이사가 아닌 옛날식 이사를 했다.

 

살다보면 황당한 문제가 느닷없이 생길 수 있는 게 삶이지만 홀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의 일은 누군가의 도움을 꼭 받아야 되는데 이번 이사가 꼭 그랬다.

 

올해 경로우대증이 나오는 친구 둘과 한 해 후배 둘, 그리고 막내 동생까지 소집해 여섯이서 피아노, 장롱, 소파, 책장, 장식장, 침대 등등 지난 세월을 폐기하듯 아파트 폐기장에 내놓았다.

 

사다리차가 없으니 모두 엘리베이터를 이용했고, 젊었을 때의 힘 대신 경험과 지혜를 총동원해 친구와 후배의 차로 실어 옮기고 무사히 이사를 마칠 수 있었다.

 

지난 삶의 욕심처럼 쌓인 짐의 80%를 정리하려했으나 50% 밖에 못한 것 같다.

 

어쨋든 입주 약속일을 가까스로 맞추고 약속된 가구, 가전, 통신 등등의 설치도 무난히 이루어졌다.

 

부려놓은 짐들을 정리하다보니 3.1절도 유투브를 보며 지났고, 힘들어 하는 아내를 두고 헌재의 파면 결정 전 마지막 집중집회도 참여할 수 없을 것 같다.

 

낯선 집에서 맞이한 첫 새벽, 커튼 아래로 들어 온 빛이 왠지 생경했지만 새로운 빛의 기운에 대한 느낌이 좋았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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