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 눈길
최근 한국에서 비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종교 별 호감도(好感度) 조사가 실시된 적이 있다. 개신교, 불교, 가톨릭, 원불교와 천도교 중 어떤 종교에 호감을 느끼는지를 묻는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14.3% 만이 개신교에 대해 호감을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불교나 가톨릭이 50% 안팎의 호감도를 얻은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이며 개신교회가 비개신교인의 눈에 얼마나 부정적으로 비춰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또 한가지 흥미를 끄는 부분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이보다 낮은 13%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즉 교회 자체에도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개신교를 믿는 사람들이나 성직자들에 대한 호감도는 그보다도 더 부정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더 심각하게는 다른 종교를 제외하고 교회 만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27%, 즉 30%도 안되는 응답자들 만이 교회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개신교회(이하 교회)에 대해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은 교회의 부패, 사회적 책임 결여, 배타성 등에 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파악되고 있다. 비개신교인들이 교회가 부패했다고 느끼는 원인은 광범위하게 찾아질 수 있겠으나, 그 중 가장 흔히 지적되는 부분은 ‘교회의 지나친 세속적(교회와 상대적 개념으로서의) 가치 추구’이다. 사회적 책임의 결여는 교회가 기독교 정신을 사회적으로 실천하지 않고 오히려 집단 이기주의(利己主義)를 형성하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배타성은 타인의 신앙에 대한 비존중과 배타적 언어의 사용 등에 기인하는 현상으로 정리될 수 있다.
미주 동포사회의 정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교회를 다니지 않은 사람들의 한국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한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한인 교회들 중 지역사회에의 기여를 통해 신자와 비신자 간 괴리(乖離)를 좁히고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선도하는 교회들이 있다.
이 교회들은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교회가 비용을 들여 주민들에게 문화 생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교회와 교회 밖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민자들인 한인 동포들에게 작은 단위의 커뮤니티로 기능하는 한인 교회의 특수성을 ‘선용’해, 교회에 대한 비호감을 유발하는 배타성을 지우고 지역 사회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교회 전경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베스페이지에 위치한 아름다운교회(담임목사 계재광, 1 Arumdaun St, Bethpage, NY 11714)의 경우, 한국의 유명 배우 손현주와 가수 윤영아가 출연하는 뮤지컬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의 공연을 교회에 유치해, 신자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도 광범위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교회가 입장권을 일괄 구매해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교인들은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초청했다. 때문에 교회로서는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되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좋은 예를 남긴 셈이다. 연극의 내용에 상당 부분 기독교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는 하지만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라는 판단으로 유치를 결정했다는 교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싱어게인 50호 가수, 윤영아는 ‘아름다운교회의 공연을 위한 철저한 준비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배려와 노력에 공연자로서 큰 감명을 받았고 아름다운교회의 의미 있는 사회적 공헌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름다운교회 계재광 담임목사와 출연자들
아름다운교회는 공연예술 등을 통한 문화행사의 개최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로 그 범위를 확장하는 활동을 계속해 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교회의 계재광 담임목사는, ‘이민 교회의 성도들은 종종 교회 외의 문화적 활동을 접할 기회가 제한적인데.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매우 제한된 삶을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 교회가 신앙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통한 소통과 성장의 공간이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교회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실천을 위해 아름다운교회는 ‘아름다운교회 뮤직 & 아트 아카데미’와 ‘실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뮤직 & 아트 아카데미’에는 아름다운교회 교인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교회를 지역사회와 더욱 적극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가교로 활용되고 있다는 교회의 설명이다. 전액 교회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버 아카데미’에서는 노래교실, 전문가 초청 강연, 취미 및 건강 프로그램 등 노령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름다운교회 지역행사 장면
이밖에도 아름다운교회는 실버 아카데미를 통해 의사, 변호사, 미술치료사, 상담가, 사회복지사, 미용전문가등 각 분야의 전문인들을 초청해 건강, 법률, 심리, 생활 관련 강의를 진행하며, 커뮤니티에 필요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아름다운교회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대상 프로그램들이 단순한 봉사 차원에 머물지 않고 전문적인 수준에 올라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실버 아카데미’에는 롱아일랜드 거주자가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종교적으로는 아름다운교회 교인 30%, 타 교회 교인 40%, 가톨릭 및 무교인이 30%의 비율로 참여하고 있다는 교회 관계자의 전언(傳言)이다. ‘교회가 신앙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통한 소통과 성장의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재광 담임목사의 희망이 실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비기독교인들의 다수가 ‘사회적 책임의 결여’와 ‘배타성’으로 인해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아름다운교회는 지역사회에 교회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예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문화 행사나 프로그램은 이른바 ‘대형교회’에서나 가능한 일로 인식되기 쉬우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실례로 뉴저지주 레오니아에 위치한 ‘새로운개혁교회’(담임목사 김도완, 650 Willow Tree Rd, Leonia, NJ 0760)는 일반적인 개념으로 대형교회라 불리지 않은 곳이다. 교회 건물이 없이 레오니아의 고등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로 다른 대형교회들에 비해 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회상의 김성호, 미니데이트, 싱어게인 50호 가수 윤영아, 포크송 가수 신보연 등이 출연한 ‘공감, 더 가까이’ 콘서트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역시 손현주, 윤영아가 출연한 뮤지컬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의 공연을 유치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생활의 기회를 제공했다.


새로운개혁교회 김도완 담임목사와 출연자들
교회와 커뮤니티 간 문턱을 낮추는 노력의 일환이고 연장이었다. ‘공감, 더 가까이’는 가요와 찬양곡들이 어우러진 이른바 ‘퓨전 갈라콘서트’로, 교회 안과 밖을 연결하기에 너무나 안성맞춤의 공연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 역시 아름다운교회 관계자의 말대로 수준 높은 작품성으로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감상 가치가 충분했던 공연이어서 새로운개혁교회가 교인들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양질의 문화행사를 선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새로운개혁교회는 이밖에도 교인 및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 찬양선교단의 연주를 유치한 바 있다. 이 문화 행사들은 교회측이 교회 재정으로 입장권을 구매해 교인들과 지역주민에게는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대형교회가 아니어서 재정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음에도 새로운개혁교회는 이같은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개혁교회 예배 장면
새로운개혁교회의 김도완 담임목사는 ‘이민사회에서의 한인교회는 한국에서 산업화가 한참 진행되던 시절 지방의 사랑방이나 마을회관 또는 오늘날 한국의 문화센터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위해 새로운개혁교회를 ‘한인들의 애환과 상처를 치료하고 위로하는 곳인 동시에 이들을 결집시켜 이민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교회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교회는 복음전파의 선봉장인 동시에 한인들의 의지할 쉼터가 되어야 한다’는 게 김도완목사의 소신이다.
교회의 기본 정신이 이렇다보니 교인들도 지역사회를 위한 노력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할렘에서 수십년 간 식당을 운영하며 할렘 지역의 인종 간 화합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방송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한인 박효순씨(아래 사진)도 이 교회의 성도며 교회 내에서도 권사의 직분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여기에 예로서 소개된 모범적인 두 교회와 같이 여전히 다수의 교회들에서 이같은 교회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이루지고 있겠지만, 기독교를 향한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 또한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위의 두 교회와 같이 사회와 지역주민을 위해 기여하려는 교회들은 문화행사를 주최 또는 유치할 때, 그 공연의 수준과 내용에 주목하고 출연자들 역시 그 기준에 맞춰 선별한다. 커뮤니티에 기여하면서도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행사가 기독교적 메시지와 전혀 동떨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출연자도 작품도 이러한 기준에 맞춰 선별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교회의 문화행사와 일반 문화행사의 차이가 발생한다. 한마디로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행사에서는 교회 밖에서 기독교와 상관 없이 이루어지는 상업적인 공연이나 아이돌그룹의 콘서트처럼 ‘흥행 상의 성공’이 우선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교회 내의 문화행사를 추최하면서도 교인과 비교인 모두에게 유익한 기독교적 메시지와 내용 상의 충실함보다, 출연자의 ‘스타성’과 이른바 ‘티켓 파워’ 등에 집착하며 ‘흥행’에만 노골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교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속적인 가치’를 가장 우위(優位)에 두는 교회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교회 나가는 사람들의 위선(僞善)이 싫어 교회에 나가기 싫다는 비신자들에게 기독교인들은 자주 사람을 보지 말고 하나님을 보라는 충고를 쉽게 하곤 한다. 기독교인들 스스로는, 혹시 자신들이 그리고 교회가 자신들이 믿으라고 웅변하는 하나님을 열심히 가리고 있으면서 비신자들에게는 하나님을 보라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 두 교회에서 있었던 공연을 ‘두번이나 감명 깊게 봤다는 그러나 교회를 다니지는 않는다’는 어떤 관객의 말이다.
이는 또한 건전하고 진지한 기독교 신자들의 공통된 반성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위에 소개된 두 교회와 같이 ‘기독교의 선한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에의 기여를 위해 노력하는 교회들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는 게 이 관객의 마지막 말이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앤드류임의 뒷골목뉴욕’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edy
개신교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 눈길
최근 한국에서 비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종교 별 호감도(好感度) 조사가 실시된 적이 있다. 개신교, 불교, 가톨릭, 원불교와 천도교 중 어떤 종교에 호감을 느끼는지를 묻는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14.3% 만이 개신교에 대해 호감을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불교나 가톨릭이 50% 안팎의 호감도를 얻은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이며 개신교회가 비개신교인의 눈에 얼마나 부정적으로 비춰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또 한가지 흥미를 끄는 부분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이보다 낮은 13%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즉 교회 자체에도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개신교를 믿는 사람들이나 성직자들에 대한 호감도는 그보다도 더 부정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더 심각하게는 다른 종교를 제외하고 교회 만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27%, 즉 30%도 안되는 응답자들 만이 교회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개신교회(이하 교회)에 대해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은 교회의 부패, 사회적 책임 결여, 배타성 등에 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파악되고 있다. 비개신교인들이 교회가 부패했다고 느끼는 원인은 광범위하게 찾아질 수 있겠으나, 그 중 가장 흔히 지적되는 부분은 ‘교회의 지나친 세속적(교회와 상대적 개념으로서의) 가치 추구’이다. 사회적 책임의 결여는 교회가 기독교 정신을 사회적으로 실천하지 않고 오히려 집단 이기주의(利己主義)를 형성하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배타성은 타인의 신앙에 대한 비존중과 배타적 언어의 사용 등에 기인하는 현상으로 정리될 수 있다.
미주 동포사회의 정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교회를 다니지 않은 사람들의 한국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한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한인 교회들 중 지역사회에의 기여를 통해 신자와 비신자 간 괴리(乖離)를 좁히고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선도하는 교회들이 있다.
이 교회들은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교회가 비용을 들여 주민들에게 문화 생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교회와 교회 밖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민자들인 한인 동포들에게 작은 단위의 커뮤니티로 기능하는 한인 교회의 특수성을 ‘선용’해, 교회에 대한 비호감을 유발하는 배타성을 지우고 지역 사회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교회 전경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베스페이지에 위치한 아름다운교회(담임목사 계재광, 1 Arumdaun St, Bethpage, NY 11714)의 경우, 한국의 유명 배우 손현주와 가수 윤영아가 출연하는 뮤지컬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의 공연을 교회에 유치해, 신자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도 광범위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교회가 입장권을 일괄 구매해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교인들은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초청했다. 때문에 교회로서는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되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좋은 예를 남긴 셈이다. 연극의 내용에 상당 부분 기독교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는 하지만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라는 판단으로 유치를 결정했다는 교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싱어게인 50호 가수, 윤영아는 ‘아름다운교회의 공연을 위한 철저한 준비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배려와 노력에 공연자로서 큰 감명을 받았고 아름다운교회의 의미 있는 사회적 공헌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름다운교회 계재광 담임목사와 출연자들
아름다운교회는 공연예술 등을 통한 문화행사의 개최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로 그 범위를 확장하는 활동을 계속해 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교회의 계재광 담임목사는, ‘이민 교회의 성도들은 종종 교회 외의 문화적 활동을 접할 기회가 제한적인데.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매우 제한된 삶을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 교회가 신앙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통한 소통과 성장의 공간이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교회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실천을 위해 아름다운교회는 ‘아름다운교회 뮤직 & 아트 아카데미’와 ‘실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뮤직 & 아트 아카데미’에는 아름다운교회 교인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교회를 지역사회와 더욱 적극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가교로 활용되고 있다는 교회의 설명이다. 전액 교회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버 아카데미’에서는 노래교실, 전문가 초청 강연, 취미 및 건강 프로그램 등 노령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름다운교회 지역행사 장면
이밖에도 아름다운교회는 실버 아카데미를 통해 의사, 변호사, 미술치료사, 상담가, 사회복지사, 미용전문가등 각 분야의 전문인들을 초청해 건강, 법률, 심리, 생활 관련 강의를 진행하며, 커뮤니티에 필요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아름다운교회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대상 프로그램들이 단순한 봉사 차원에 머물지 않고 전문적인 수준에 올라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실버 아카데미’에는 롱아일랜드 거주자가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종교적으로는 아름다운교회 교인 30%, 타 교회 교인 40%, 가톨릭 및 무교인이 30%의 비율로 참여하고 있다는 교회 관계자의 전언(傳言)이다. ‘교회가 신앙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통한 소통과 성장의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재광 담임목사의 희망이 실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비기독교인들의 다수가 ‘사회적 책임의 결여’와 ‘배타성’으로 인해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아름다운교회는 지역사회에 교회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예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문화 행사나 프로그램은 이른바 ‘대형교회’에서나 가능한 일로 인식되기 쉬우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실례로 뉴저지주 레오니아에 위치한 ‘새로운개혁교회’(담임목사 김도완, 650 Willow Tree Rd, Leonia, NJ 0760)는 일반적인 개념으로 대형교회라 불리지 않은 곳이다. 교회 건물이 없이 레오니아의 고등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로 다른 대형교회들에 비해 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회상의 김성호, 미니데이트, 싱어게인 50호 가수 윤영아, 포크송 가수 신보연 등이 출연한 ‘공감, 더 가까이’ 콘서트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역시 손현주, 윤영아가 출연한 뮤지컬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의 공연을 유치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생활의 기회를 제공했다.
새로운개혁교회 김도완 담임목사와 출연자들
교회와 커뮤니티 간 문턱을 낮추는 노력의 일환이고 연장이었다. ‘공감, 더 가까이’는 가요와 찬양곡들이 어우러진 이른바 ‘퓨전 갈라콘서트’로, 교회 안과 밖을 연결하기에 너무나 안성맞춤의 공연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어느 젊지 않은 여가수의 노래’ 역시 아름다운교회 관계자의 말대로 수준 높은 작품성으로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감상 가치가 충분했던 공연이어서 새로운개혁교회가 교인들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양질의 문화행사를 선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새로운개혁교회는 이밖에도 교인 및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 찬양선교단의 연주를 유치한 바 있다. 이 문화 행사들은 교회측이 교회 재정으로 입장권을 구매해 교인들과 지역주민에게는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대형교회가 아니어서 재정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음에도 새로운개혁교회는 이같은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개혁교회 예배 장면
새로운개혁교회의 김도완 담임목사는 ‘이민사회에서의 한인교회는 한국에서 산업화가 한참 진행되던 시절 지방의 사랑방이나 마을회관 또는 오늘날 한국의 문화센터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위해 새로운개혁교회를 ‘한인들의 애환과 상처를 치료하고 위로하는 곳인 동시에 이들을 결집시켜 이민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교회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교회는 복음전파의 선봉장인 동시에 한인들의 의지할 쉼터가 되어야 한다’는 게 김도완목사의 소신이다.
교회의 기본 정신이 이렇다보니 교인들도 지역사회를 위한 노력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할렘에서 수십년 간 식당을 운영하며 할렘 지역의 인종 간 화합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방송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한인 박효순씨(아래 사진)도 이 교회의 성도며 교회 내에서도 권사의 직분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여기에 예로서 소개된 모범적인 두 교회와 같이 여전히 다수의 교회들에서 이같은 교회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이루지고 있겠지만, 기독교를 향한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 또한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위의 두 교회와 같이 사회와 지역주민을 위해 기여하려는 교회들은 문화행사를 주최 또는 유치할 때, 그 공연의 수준과 내용에 주목하고 출연자들 역시 그 기준에 맞춰 선별한다. 커뮤니티에 기여하면서도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행사가 기독교적 메시지와 전혀 동떨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출연자도 작품도 이러한 기준에 맞춰 선별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교회의 문화행사와 일반 문화행사의 차이가 발생한다. 한마디로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행사에서는 교회 밖에서 기독교와 상관 없이 이루어지는 상업적인 공연이나 아이돌그룹의 콘서트처럼 ‘흥행 상의 성공’이 우선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교회 내의 문화행사를 추최하면서도 교인과 비교인 모두에게 유익한 기독교적 메시지와 내용 상의 충실함보다, 출연자의 ‘스타성’과 이른바 ‘티켓 파워’ 등에 집착하며 ‘흥행’에만 노골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교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속적인 가치’를 가장 우위(優位)에 두는 교회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교회 나가는 사람들의 위선(僞善)이 싫어 교회에 나가기 싫다는 비신자들에게 기독교인들은 자주 사람을 보지 말고 하나님을 보라는 충고를 쉽게 하곤 한다. 기독교인들 스스로는, 혹시 자신들이 그리고 교회가 자신들이 믿으라고 웅변하는 하나님을 열심히 가리고 있으면서 비신자들에게는 하나님을 보라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 두 교회에서 있었던 공연을 ‘두번이나 감명 깊게 봤다는 그러나 교회를 다니지는 않는다’는 어떤 관객의 말이다.
이는 또한 건전하고 진지한 기독교 신자들의 공통된 반성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위에 소개된 두 교회와 같이 ‘기독교의 선한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에의 기여를 위해 노력하는 교회들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는 게 이 관객의 마지막 말이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앤드류임의 뒷골목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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