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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여행 칼럼] 사람이 최고의 명약

2025-04-08


9달 동안의 지구별 유랑을 마치고 돌아온지도 어느덧 한 달이 흘렀다.

몸이 골병든것 같았다.

내내 앓는 소리, 죽는 소리만 해댔다.

어느 날 아침 눈 뜨지 못하고 진짜 영원히 떠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불안감이 밀려들면서 나는 더 소심해지고 찌질해져갔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쪼그라들었다.

사추기 증세도 함께 찾아왔다.

겁이 났다.

약을 꼬박꼬박 잘 챙겨먹었다.

일주일에 두번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있다.

동생의 성화 덕분에 평생 처음으로 보약도 먹고있다.

서서히 좋아지고있다.

혈압은 정상 수치보다 오히려 내려갔다.

과민성 대장염은 아예 사라졌다.

야간 빈뇨로 인한 수면 장애도 제법 나아졌다.

쉽게 피곤하고 회복이 느린것도 꽤나 개선이 되었다.

팔과 무릎 통증도 훨씬 좋아졌다.

문제는 당뇨다.

식후 2시간 마다 빼놓지않고 헐당 검사를 한다.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인저머리가 없는 녀석이다.

가끔 허기짐과 함께 무기력증상이 급하게 몰려온다.

당 스파이크도 불쑥불쑥 쳐들어왔다.

그런데 몸에 관심을 쏟다보니 재미난 현상을 발견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나서 재면 혈당 수치가 거의 정상으로 와장창 떨어진다.

신나게 떠들고 배꼽 빠지게 웃고나면 더 낮아진다.

심지어는 기분이가 업이 되서

족발에다 소주를 마시거나 통닭에다 맥주를 마신 날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와서 혈당을 재면 놀랍게도 정상인의 수치를 나타낸다.

신기한 현상이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이나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과만 만나야겠다.

여유있고 유모어가 넘치는 사람들과만 만나는게 좋을것 같다.

당뇨 환자에게는 식사, 운동, 약, 편안한 마음이 중요하다.

스토레스는 쥐약이다.

더 중요한걸 알게된거다.

신나고 재미난 만남과 웃음이 최고의 명약이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만 하고 사는게 나를 살리는 길이다.

당뇨를 미워하지 않기로했다.

미운 정도 정이다.

20여년을 나랑 함께 해왔다.

어차피 완치도 안된다.

무서워하지도 말자.

툴툴대지도 말자.

토닥토닥해주면서 남은 인생을 벗 삼아 살자.

신나게 재미지게 즐겁게 살아보자.

오늘 부턴 끙끙 앓는 소리는 끝이다.

나약(懦弱)과 부정의 언어는 그만 묻어버리자.

긍정(肯定)과 희망의 언어만 쓰겠노라 다짐해본다.

 

 

초딩 3학년 짜리 손자가 할지에게 핑퐁으로 도전을 했다.

우린 해피해졌다. 급친해졌다.

땀을 뻘뻘 흘리고나더니 배가 고프단다. 휴일 늧은밤 여의도에는 문을 연 식당이 없었다.

야식집을 찾아 족발과 계란찜과 알밥과 맥주를 포식했다.

할지 한 잔 받으셔유~

행복한 밤이었다.

 

손녀는 노량진 수산시장 구경을 좋아했다. 이것저것 사달라고 졸라댄다. 덕분에 해산물 종합 세트를 푸짐하게 먹었다.

 

여행 고수들과 함께 눈 쌓인 선자령에 올랐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있는 해발 1157미터의 우아한 산이다.

애초에는 중간 정도 갔다가 내려올 꿍꿍이를 가지고 시작했다.

산의 신령한 기와 후배님의 뜨거운 열정을 받아서 왕복 10km의 능선길을 6시간씩이나 걸렸지만 완등했다.

1시간 넘게 나의 하산을 기다려주고 박수까지 쳐준 후배가 있어서 든든하다.

 

여행수다와 여행작당모의의 시간이 나를 힘나게한다.

 

삼계탕과 인삼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스벅으로 옮겨 5시간이나 웃고 떠들었다.

재미지고 신나는 하루였다.

식후 혈당이 처음으로 120이 나왔다.

 

두 분을 처음 만났지만 구면 같았다.

뒷풀이는 치맥이었다.

오랫만에 500cc 쌩맥을 두 잔이나 마셨다.

귀가해서 은근 걱정하며 혈당을 체크했다.

오모나^^ 넘 좋아서 까무러칠뻔~

 

교보문고 여행 코너의 맨 구석탱이에 <아프리카 이리 재미날줄이야>가 낑겨있더라.

1.4 후퇴 때 헤어진 이산 가족 만난 기분. 므흣~ 

<고비는 예뻣다>는 수줍은듯 숨어서 배시시 웃더라. 앤돌핀 한방울이 눈물처럼 솟아나왔다.

 

맨 앞줄 오른쪽에 앉아있는 친구가 유병수 동기생<전.SDA부사장>이다.

안정훈이가 오랫만에 모임에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자기도 나왔단다.

20년 전에 내게 신세진 일이 있었는데 갚을 기회가 없었단다.

고래서~ 이날 먹은 식사비를 전부 자기가 쏘겠단다.

이런 세상에 ~

눈물날뻔했다.

 

뉴욕 한인 사회의 대모이신 최윤희 회장님이 한국에 오셨다.

좋은 인연이 이어져서 또 더 좋은 인연을 낳는것 같다.

기쁘고 보람찬 ~~

 

충주에 사는 조일연 은퇴 교장과 고터의 이춘복 참치에서 만났다.

농아인 야구협회 회장으로 여전히 바쁘다. 고속버스 표를 연장해서 막차 시간까지 쐬주를 깠다. 거하게 귀국을 환영 받았다. 이날 내 혈당 수치는 최저를 깠다. ㅎㅎㅎㅎㅎ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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