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작가 부커상 최종후보 올라
Newsroh=민지영기자 newsrohny@gmail.com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 작가 수잔 최(Susan Choi) 초청 행사 ‘문학의 오후(Afternoon with Susan Choi)’가 9일 런던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K-북 해외 홍보·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것으로 부커상(Booker Prize) 최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려 관심을 받았다. 펭귄랜덤하우스 소속 시인이자 편집자인 사라 하우(Sarah Howe)가 사회를 맡아, 수잔 최의 최신 장편소설 <플래시라이트(Flashlight)>를 중심으로 작가의 창작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했다.
<Flashlight>는 2025년 6월 출간 이후, 세계적 권위를 지닌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Shortlist)에 올랐다. 20세기 아시아와 미국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국제관계 속에서 인간이 겪어낸 기억과 서사를 다룬 이 작품은 서사의 스케일과 문학적 밀도에서 압도적인 힘을 보여준다.
수잔 최는 이날 <플래시라이트>의 첫 페이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루이자와 아버지는 방파제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돌이 불룩하게 솟은 그 위에서, 해안에서 한 발자국씩 더 멀어질 때마다 신중하게 발을 내딛었다..”
수잔 최는 대담에서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한국의 역사와 유산을 탐구(探求)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안에는 단일한 진실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기억의 구조가 존재한다. 바로 그 복잡성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기억과 정체성의 주제에 대한 대화에서는 <Flashlight>가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태어난 작품이라는 점이 논의되었다. 수잔 최는 “기억을 재구성하는 행위는 단순히 과거를 복원(復元)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윤리로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작품 속 인물들이 기억과 윤리의 문제를 마주하는 서사적 긴장을 설명했다.
부커상은 1969년 제정된 이래, 영어로 쓰인 최고의 장편소설에 수여되는 국제 문학상으로, 수상작은 전 세계 문학계와 출판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대담 이후 관객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이민자 가정의 경험, 정체성과 언어의 경계, 그리고 문학이 어떻게 개인과 사회의 기억을 형상화하는지를 두고 다양한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런던정경대학(LSE) 유영진 교수는 “글이 속도감 있게 나아가는 부분과 거의 정지에 가까울 정도로 천천히 나아가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둘 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수잔 최는 "좋은 관찰이다. 내가 어머니에 대해 쓸 때는 무척 길게 썼는데, 실제로 어떤 일이 많이 일어났다기 보다는, 특별한 일이 없었던 장면인데도 무척 길어졌다. 어떤 무의식적인 작용이 있는 듯 하다.”
한 관객이 “분노를 글로 표현할 때 어떤 마음으로 임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수잔 최는 “분노는 단순한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상처를 직면하고 언어로 전환함으로써 글쓰기의 치유력을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답해 깊은 공감을 얻었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수잔 최의 <플래시라이트>는 지정학적·역사적 서사가 한 개인의 기억으로 다시 쓰이는 과정을 통해 예술로 승화된 ‘기억의 유산’이다. 격랑(激浪)과도 같았던 한국 현대사가 세계 문학의 언어로 승화되어, 소녀의 시각에서 단단한 힘으로 표현해낸 수잔 최를 직접 만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타임스 런던 지국의 알렉스 마셜은 11월 6일자 칼럼에서 “이 소설의 서사는 르포르타주나 교훈적인 역사 폭로처럼 느껴지지만, 수잔 최는 소설가로서 역사가를 능가한다. 작품 속 한 인물의 말처럼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남은 이유였구나(That was the sort of thing you stayed alive for)’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주영한국문화원은 앞으로도 한국문학과 더불어 세계 문학의 주요 흐름을 함께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지속 기획하여, 문학을 통한 문화 교류와 감성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런던에서 펼쳐진 한국도서의 향연 (2025.11.4.)
한국 SF소설에서 웹툰까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13073
한국계작가 부커상 최종후보 올라
Newsroh=민지영기자 newsrohny@gmail.com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 작가 수잔 최(Susan Choi) 초청 행사 ‘문학의 오후(Afternoon with Susan Choi)’가 9일 런던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K-북 해외 홍보·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것으로 부커상(Booker Prize) 최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려 관심을 받았다. 펭귄랜덤하우스 소속 시인이자 편집자인 사라 하우(Sarah Howe)가 사회를 맡아, 수잔 최의 최신 장편소설 <플래시라이트(Flashlight)>를 중심으로 작가의 창작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했다.
<Flashlight>는 2025년 6월 출간 이후, 세계적 권위를 지닌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Shortlist)에 올랐다. 20세기 아시아와 미국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국제관계 속에서 인간이 겪어낸 기억과 서사를 다룬 이 작품은 서사의 스케일과 문학적 밀도에서 압도적인 힘을 보여준다.
수잔 최는 이날 <플래시라이트>의 첫 페이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루이자와 아버지는 방파제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돌이 불룩하게 솟은 그 위에서, 해안에서 한 발자국씩 더 멀어질 때마다 신중하게 발을 내딛었다..”
수잔 최는 대담에서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한국의 역사와 유산을 탐구(探求)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안에는 단일한 진실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기억의 구조가 존재한다. 바로 그 복잡성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기억과 정체성의 주제에 대한 대화에서는 <Flashlight>가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태어난 작품이라는 점이 논의되었다. 수잔 최는 “기억을 재구성하는 행위는 단순히 과거를 복원(復元)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윤리로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작품 속 인물들이 기억과 윤리의 문제를 마주하는 서사적 긴장을 설명했다.
부커상은 1969년 제정된 이래, 영어로 쓰인 최고의 장편소설에 수여되는 국제 문학상으로, 수상작은 전 세계 문학계와 출판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대담 이후 관객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이민자 가정의 경험, 정체성과 언어의 경계, 그리고 문학이 어떻게 개인과 사회의 기억을 형상화하는지를 두고 다양한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런던정경대학(LSE) 유영진 교수는 “글이 속도감 있게 나아가는 부분과 거의 정지에 가까울 정도로 천천히 나아가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둘 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수잔 최는 "좋은 관찰이다. 내가 어머니에 대해 쓸 때는 무척 길게 썼는데, 실제로 어떤 일이 많이 일어났다기 보다는, 특별한 일이 없었던 장면인데도 무척 길어졌다. 어떤 무의식적인 작용이 있는 듯 하다.”
한 관객이 “분노를 글로 표현할 때 어떤 마음으로 임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수잔 최는 “분노는 단순한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상처를 직면하고 언어로 전환함으로써 글쓰기의 치유력을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답해 깊은 공감을 얻었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수잔 최의 <플래시라이트>는 지정학적·역사적 서사가 한 개인의 기억으로 다시 쓰이는 과정을 통해 예술로 승화된 ‘기억의 유산’이다. 격랑(激浪)과도 같았던 한국 현대사가 세계 문학의 언어로 승화되어, 소녀의 시각에서 단단한 힘으로 표현해낸 수잔 최를 직접 만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타임스 런던 지국의 알렉스 마셜은 11월 6일자 칼럼에서 “이 소설의 서사는 르포르타주나 교훈적인 역사 폭로처럼 느껴지지만, 수잔 최는 소설가로서 역사가를 능가한다. 작품 속 한 인물의 말처럼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남은 이유였구나(That was the sort of thing you stayed alive for)’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주영한국문화원은 앞으로도 한국문학과 더불어 세계 문학의 주요 흐름을 함께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지속 기획하여, 문학을 통한 문화 교류와 감성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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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런던에서 펼쳐진 한국도서의 향연 (2025.11.4.)
한국 SF소설에서 웹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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