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1만명 강제동원…대법원 배상판결 미이행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포로(POW) 강제노동 문제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집중 논의됐다.
지난 18일 오후 8시(미동부시간), 워싱턴 D.C.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Asia Policy Point) 12층과 온라인 줌을 통해 열린 특별 워크숍에서 한국과 일본, 미국 학자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일본제철(Nippon Steel)의 역사적 책임과 배상 문제를 다뤘다.
게센여학원대학(도쿄) 이영채 교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한국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일본의 ‘강제동원문제해결과과거청산을위한공동행동’, 일본제철 재판 지원 모임, 그리고 미국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가 공동 주최했다.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해로, 워크숍은 과거사 청산과 역사 정의 문제를 다시 환기(喚起)시키는 의미를 가졌다.

“조선인 1만여 명 강제동원… 배상 판결 불이행”
첫 발표에 나선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제철의 강제동원 책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일본제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1만여 명의 조선인을 제철소와 탄광 등에 강제 동원했다”며 “피해자들은 굶주림과 임금 미지급,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인권을 침해(侵害)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7년 이후 피해자들이 한국과 일본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일본제철에 배상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개입으로 판결은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일본제철은 스스로를 ‘인권 경영을 실현하는 글로벌 기업’이라 선전하지만, 과거 강제동원 문제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당시 강제노동의 역사를 기록·추모하라는 국제사회의 권고를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연합군 포로 6천 명 동원… 사망률 40%”
민디 코틀러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 소장은 일본제철이 미군 포로와 연합군 포로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한 사실을 상세히 밝혔다.
코틀러 소장은 “일본제철과 그 전신 제철소에서는 약 6천 명의 미군 및 연합군 포로가 강제노동을 했으며, 최소 2천 명이 사망했다”며 “수용소 내 평균 사망률은 40%에 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 나치 수용소의 미군 포로 사망률이 1.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본 내 포로 수용과 노동은 훨씬 잔혹했다”며 “일본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요구가 결합된 구조적 범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제철이 오늘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진출하며 ‘좋은 기업 시민’을 자처하지만, 과거 강제노동에 대한 인정과 사과는 여전히 없다”고 꼬집었다.
“트라우마는 세대를 건너 전승… 신뢰받으려면 올바른 행동 필요”
코틀러 소장은 강제노동과 전쟁포로 문제는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에 따르면 트라우마는 유전자에 각인돼 세대를 넘어 전승(傳承) 된다”며 “이 문제는 단순한 시민적 책임을 넘어 여러 세대의 고통과 의심을 덜어줄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제철이 신뢰받기를 원한다면 이제는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할 때”라며 “이는 결코 과도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과 구조적 배제
세 번째 발표자인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1951)의 본질적 문제를 짚었다.
서 교수는 “한국이 연합국에서 제외되고 임시정부의 선전포고가 인정받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영국과 미국이 일본 제국과 공모해 한반도 식민지화를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02년과 1905년의 영일동맹, 그리고 같은 해 미국과 일본 간 타프트-가쓰라 밀약을 통해 서구 열강이 일본의 한국 지배를 사실상 묵인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전후에도 이러한 합의가 그대로 유지됐으며, 요시다 시게루 일본 총리는 덜레스 미 국무장관에게 ‘한일병합은 합법적 조약에 따른 것이었고 양국 간에 전쟁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조약 제21조가 한국에 일부 권리를 부여했지만, 핵심인 제14조(배상 조항)에서 한국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이 조항이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협정의 근거가 됐고, 결국 한국 피해자들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증언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진 ‘침묵’을 깨는 것이며, 동시에 이 조약이 카이로·포츠담 선언, 그리고 1926년 노예제 금지 협약을 위반했음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연합군 포로 재판과 한국인 배제
마지막 발표자인 우쓰미 아이코 전 ‘프리재팬 평화협회’ 회장(현 POW 연구회)은 일본 내 전범 재판의 불균형(不均衡)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서 강제로 노동에 동원된 외국인은 크게 세 부류, 한국인·중국인·연합군 포로였다”며 “연합군 포로 문제는 요코하마 전범재판에서 엄격히 다뤄졌지만, 한국인 강제징용 문제는 단 한 차례도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요코하마 재판에서는 포로 학대와 열악한 처우가 쟁점이 됐으며, 53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한국인 전범 4명에 대한 재판은 일본이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 진행됐다.
우쓰미 전 회장은 또 “1990년대 미군 포로들이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존중, 인정, 그리고 잊히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쓰비시 광업만이 유일하게 공식 사과를 했고, 다른 일본 기업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며 “독일 기업들이 과거를 인정하고 교육과 기념사업을 이어가는 것처럼, 일본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제징용과 포로 문제는 연결된 과제”
행사를 주최한 관계자는 “일본의 U.S.스틸 합병을 둘러싸고 미국 내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전쟁포로 보상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오늘 워크숍은 강제징용과 포로 문제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확인하고,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은 한국 강제징용 피해자와 연합군 포로 문제를 동시에 조명하면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으로부터 이어져 온 역사적 침묵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해방 80주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반도 및 동아시아 평화 모색을 위한 북미 평화 워크숍은 19일, 한미일 시민단체 공동제안문 발표로 마무리됐다.
주최 측은 2025년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한반도 해방 80년, 한일 국교 수립 60주년이 겹치는 역사적 전환기임을 강조하며,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일제 식민지 지배 청산이라는 두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특히 미·중 전략 경쟁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평화체제 전환과 역사정의 실현의 시급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미와 동아시아 시민사회는 5일간의 ‘2025 평화 워크숍 및 캠페인’을 통해 한일 시민단체와 북미 학계,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학술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한국전쟁 조기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 ‘식민지 지배 청산과 일본 책임 이행’, ‘희생자 추모 및 평화교육 제도화’ 등 핵심 과제를 논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 정책과 행동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제안문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역사적 책임을 다하고,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전쟁 피해자의 증언 기록과 유해 발굴, 평화교육 제도화를 통해 세대와 지역을 잇는 평화문화 형성을 강조하며, 국제 시민사회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실천적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해방 80년, 한일 국교 수립 60년과 동아시아 평화 실현의 과제
북미와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한 한국전쟁 종결과 식민지 청산을 위한
2025 Peace Workshop & Campaign (Sept 15–19)
한미일 시민단체 공동제안문
2025년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한반도 해방 80년, 한일 국교 수립60년이 맞물린 역사적 전환기입니다. 그러나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식민지 지배 청산이라는 두 과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장기화·확대되는 가운데, 동아시아는 미·중 전략 경쟁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냉전식 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대만해협, 오키나와 등에서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은 평화체제 전환과 역사정의 실현의 시급성을 보여줍니다.
2019년 남북·북미 평화프로세스 실패가 남긴 교훈 중 하나는 향후 평화운동이 더 폭넓고 깊은 국제적인 시민연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행사는 한일 시민연대를 토대로 북미 학계·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하여, 글로벌 시민연대 기반의 평화운동 동력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2025 평화 워크숍과 캠페인’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과 조지워싱턴대학과의 공동 학술회의 외 시민단체 간의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공동 학술회의와 워크숍에서 우리는 ‘식민지 지배가 남긴 유산 해결과 한국전쟁 종전의 시급성,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인권침해와 피해 회복, 이를 위한 일본의 역할’ 등을 토론했습니다.
이 토론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이 제안은 한일·북미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확인한 실천 과제입니다. 우리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협력하여 본 제안이 구체적 정책과 행동으로 실현되기를 촉구합니다.
제안 1. 한국전쟁의 조기 종전과 평화체제 전환
북·미 회담과 관계 정상화를 통해 비핵화와 군비 축소를 추진하고, 종전 선언·평화협정으로 전쟁 재발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 지지를 조직해야 합니다.
제안 2. 식민지 지배 청산의 국제적 책임 이행
미국은 전후 질서의 설계자이자 한일 국교 수교 조정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며,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와 피해자 보상을 이행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정의와 화해를 위한 국제 논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안 3. 희생자의 기억.추모와 평화교육의 제도화
전쟁 희생자의 유해 발굴, 증언 채록, 공동 조사 등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념하는 사업을 지속 지원하고, 세대·지역을 잇는 평화교육을 제도화하여 전쟁의 교훈을 전승해야 합니다.
제안 4. 일본–미국 공동 책임의 공식화와 실행
일본은 한국전쟁 특수와 미일안보체제로 얻은 경제·군사적 이익에 상응하는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하며, 미국은 일본과 함께 식민지 청산과 종전을 위한 공동 책임을 인정하고 구체적 행동 계획을 마련·이행해야 합니다.
2025년 9월 19일
2025 동아시아–북미 평화워크숍 & 캠페인 참가자 일동
조선인 1만명 강제동원…대법원 배상판결 미이행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포로(POW) 강제노동 문제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집중 논의됐다.
지난 18일 오후 8시(미동부시간), 워싱턴 D.C.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Asia Policy Point) 12층과 온라인 줌을 통해 열린 특별 워크숍에서 한국과 일본, 미국 학자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일본제철(Nippon Steel)의 역사적 책임과 배상 문제를 다뤘다.
게센여학원대학(도쿄) 이영채 교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한국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일본의 ‘강제동원문제해결과과거청산을위한공동행동’, 일본제철 재판 지원 모임, 그리고 미국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가 공동 주최했다.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해로, 워크숍은 과거사 청산과 역사 정의 문제를 다시 환기(喚起)시키는 의미를 가졌다.
“조선인 1만여 명 강제동원… 배상 판결 불이행”
첫 발표에 나선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제철의 강제동원 책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일본제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1만여 명의 조선인을 제철소와 탄광 등에 강제 동원했다”며 “피해자들은 굶주림과 임금 미지급,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인권을 침해(侵害)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7년 이후 피해자들이 한국과 일본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일본제철에 배상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개입으로 판결은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일본제철은 스스로를 ‘인권 경영을 실현하는 글로벌 기업’이라 선전하지만, 과거 강제동원 문제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당시 강제노동의 역사를 기록·추모하라는 국제사회의 권고를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연합군 포로 6천 명 동원… 사망률 40%”
민디 코틀러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 소장은 일본제철이 미군 포로와 연합군 포로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한 사실을 상세히 밝혔다.
코틀러 소장은 “일본제철과 그 전신 제철소에서는 약 6천 명의 미군 및 연합군 포로가 강제노동을 했으며, 최소 2천 명이 사망했다”며 “수용소 내 평균 사망률은 40%에 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 나치 수용소의 미군 포로 사망률이 1.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본 내 포로 수용과 노동은 훨씬 잔혹했다”며 “일본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요구가 결합된 구조적 범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제철이 오늘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진출하며 ‘좋은 기업 시민’을 자처하지만, 과거 강제노동에 대한 인정과 사과는 여전히 없다”고 꼬집었다.
“트라우마는 세대를 건너 전승… 신뢰받으려면 올바른 행동 필요”
코틀러 소장은 강제노동과 전쟁포로 문제는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에 따르면 트라우마는 유전자에 각인돼 세대를 넘어 전승(傳承) 된다”며 “이 문제는 단순한 시민적 책임을 넘어 여러 세대의 고통과 의심을 덜어줄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제철이 신뢰받기를 원한다면 이제는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할 때”라며 “이는 결코 과도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과 구조적 배제
세 번째 발표자인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1951)의 본질적 문제를 짚었다.
서 교수는 “한국이 연합국에서 제외되고 임시정부의 선전포고가 인정받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영국과 미국이 일본 제국과 공모해 한반도 식민지화를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02년과 1905년의 영일동맹, 그리고 같은 해 미국과 일본 간 타프트-가쓰라 밀약을 통해 서구 열강이 일본의 한국 지배를 사실상 묵인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전후에도 이러한 합의가 그대로 유지됐으며, 요시다 시게루 일본 총리는 덜레스 미 국무장관에게 ‘한일병합은 합법적 조약에 따른 것이었고 양국 간에 전쟁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조약 제21조가 한국에 일부 권리를 부여했지만, 핵심인 제14조(배상 조항)에서 한국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이 조항이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협정의 근거가 됐고, 결국 한국 피해자들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증언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진 ‘침묵’을 깨는 것이며, 동시에 이 조약이 카이로·포츠담 선언, 그리고 1926년 노예제 금지 협약을 위반했음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연합군 포로 재판과 한국인 배제
마지막 발표자인 우쓰미 아이코 전 ‘프리재팬 평화협회’ 회장(현 POW 연구회)은 일본 내 전범 재판의 불균형(不均衡)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서 강제로 노동에 동원된 외국인은 크게 세 부류, 한국인·중국인·연합군 포로였다”며 “연합군 포로 문제는 요코하마 전범재판에서 엄격히 다뤄졌지만, 한국인 강제징용 문제는 단 한 차례도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요코하마 재판에서는 포로 학대와 열악한 처우가 쟁점이 됐으며, 53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한국인 전범 4명에 대한 재판은 일본이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 진행됐다.
우쓰미 전 회장은 또 “1990년대 미군 포로들이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존중, 인정, 그리고 잊히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쓰비시 광업만이 유일하게 공식 사과를 했고, 다른 일본 기업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며 “독일 기업들이 과거를 인정하고 교육과 기념사업을 이어가는 것처럼, 일본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제징용과 포로 문제는 연결된 과제”
행사를 주최한 관계자는 “일본의 U.S.스틸 합병을 둘러싸고 미국 내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전쟁포로 보상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오늘 워크숍은 강제징용과 포로 문제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확인하고,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은 한국 강제징용 피해자와 연합군 포로 문제를 동시에 조명하면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으로부터 이어져 온 역사적 침묵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해방 80주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반도 및 동아시아 평화 모색을 위한 북미 평화 워크숍은 19일, 한미일 시민단체 공동제안문 발표로 마무리됐다.
주최 측은 2025년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한반도 해방 80년, 한일 국교 수립 60주년이 겹치는 역사적 전환기임을 강조하며,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일제 식민지 지배 청산이라는 두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특히 미·중 전략 경쟁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평화체제 전환과 역사정의 실현의 시급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미와 동아시아 시민사회는 5일간의 ‘2025 평화 워크숍 및 캠페인’을 통해 한일 시민단체와 북미 학계,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학술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한국전쟁 조기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 ‘식민지 지배 청산과 일본 책임 이행’, ‘희생자 추모 및 평화교육 제도화’ 등 핵심 과제를 논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 정책과 행동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제안문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역사적 책임을 다하고,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전쟁 피해자의 증언 기록과 유해 발굴, 평화교육 제도화를 통해 세대와 지역을 잇는 평화문화 형성을 강조하며, 국제 시민사회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실천적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해방 80년, 한일 국교 수립 60년과 동아시아 평화 실현의 과제
북미와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한 한국전쟁 종결과 식민지 청산을 위한
2025 Peace Workshop & Campaign (Sept 15–19)
한미일 시민단체 공동제안문
2025년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한반도 해방 80년, 한일 국교 수립60년이 맞물린 역사적 전환기입니다. 그러나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식민지 지배 청산이라는 두 과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장기화·확대되는 가운데, 동아시아는 미·중 전략 경쟁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냉전식 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대만해협, 오키나와 등에서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은 평화체제 전환과 역사정의 실현의 시급성을 보여줍니다.
2019년 남북·북미 평화프로세스 실패가 남긴 교훈 중 하나는 향후 평화운동이 더 폭넓고 깊은 국제적인 시민연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행사는 한일 시민연대를 토대로 북미 학계·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하여, 글로벌 시민연대 기반의 평화운동 동력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2025 평화 워크숍과 캠페인’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과 조지워싱턴대학과의 공동 학술회의 외 시민단체 간의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공동 학술회의와 워크숍에서 우리는 ‘식민지 지배가 남긴 유산 해결과 한국전쟁 종전의 시급성,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인권침해와 피해 회복, 이를 위한 일본의 역할’ 등을 토론했습니다.
이 토론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이 제안은 한일·북미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확인한 실천 과제입니다. 우리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협력하여 본 제안이 구체적 정책과 행동으로 실현되기를 촉구합니다.
제안 1. 한국전쟁의 조기 종전과 평화체제 전환
북·미 회담과 관계 정상화를 통해 비핵화와 군비 축소를 추진하고, 종전 선언·평화협정으로 전쟁 재발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 지지를 조직해야 합니다.
제안 2. 식민지 지배 청산의 국제적 책임 이행
미국은 전후 질서의 설계자이자 한일 국교 수교 조정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며,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와 피해자 보상을 이행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정의와 화해를 위한 국제 논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안 3. 희생자의 기억.추모와 평화교육의 제도화
전쟁 희생자의 유해 발굴, 증언 채록, 공동 조사 등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념하는 사업을 지속 지원하고, 세대·지역을 잇는 평화교육을 제도화하여 전쟁의 교훈을 전승해야 합니다.
제안 4. 일본–미국 공동 책임의 공식화와 실행
일본은 한국전쟁 특수와 미일안보체제로 얻은 경제·군사적 이익에 상응하는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하며, 미국은 일본과 함께 식민지 청산과 종전을 위한 공동 책임을 인정하고 구체적 행동 계획을 마련·이행해야 합니다.
2025년 9월 19일
2025 동아시아–북미 평화워크숍 & 캠페인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