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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내가 찾는 황홀한 금빛 평화와 남북통일

2023-01-21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39

 


 

인도는 청순하거나 지적이며 우아하지 않지만 헝클어진 몸가짐과 다소 지저분한 듯하면서도 팜므파탈의 매력으로 여행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황혼이 물들 무렵 불덩이 같은 해가 이윽고 어둠에 기울어져가는 사원의 첨탑과 야자나무가 만들어내는 팜므파탈의 실루엣은 여인의 옷자락 벗는 소리처럼 야릇하고 아득하였다. 인도를 여행한 사람의 반응은 둘 중의 하나이다. 아주 만족하거나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거나.


여행의 낭만에 젖어 눈과 귀가 호강하고 식도락(食道樂)을 즐기고 안락함에 빠져보려 하는 자가 오면 불쾌감에 서둘러 짐 가방을 다시 꾸릴 것이고, 문명의 안락함에 빠져 몸과 마음이 병들은 자가 오면 어떤 신비한 방식으로 자신을 깨워 지금껏 무시하던 가치의 소중함을 깨달아 몸도 마음도 조금씩 치유되는 신비한 체험을 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인도로 오는데 정말 그들 중에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잃었던 소중한 것을 찾았다고 증언한다.



과연 나는 인도에서 나의 소중한 황홀한 금빛을 찾을 수 있을까? 나를 찾는다는 건 자신 앞에 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삶과 나의 미래 앞에서 용기 있게 마주서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일. 눈 똑바로 뜨고 깨어나면 진정한 자유와 쉼이 있는 곳이다. 내 주변의 일은 내 뜻대로 못하지만 내 안의 일만이라도 내 맘대로 다스릴 수 있을까? 인도인은 다른 건 몰라도 한 가지만은 축복받았다.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지만, 그들 주위에 늘 ‘구루’라 불리는 영적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혼자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달리다보면 먹고 싸고 자는 것이 전쟁보다 더 현실적인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먹을 것은 비상으로 가지고 다니지만 숙소는 그렇지 않다. 어제 아침 7시에 숙소를 나와서 50km 넘게 가서 저녁 7시에 숙소를 겨우 잡았다. 오늘 아침 겸 점심을 먹다 만난 젊은 의사 부부가 내 손수레를 유심히 보더니 이것저것 물어보아서 나는 한국에서부터 뛰기 시작하여 지금 여기까지 왔노라고 말했더니 놀라움을 표시한다.



내가 이렇게 뛰는 목적은 ‘평화’와 ‘남북통일’ 이라고 말했더니 자기도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무언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음 도시에 산다고 자기 집에 와서 자라고한다. 나그네에게 잠자리를 내주는 것이 최고의 호의인 걸 아는 이가 별로 없다. 나는 사흘 후에는 닥터 디비엔두 다스 집에서 곤한 단꿈을 꿀 것이다.

 

인도인은 참 태평하다. 미국에서 살 때도 알고 지내던 인도 친구들은 ‘노 프라블럼’이라는 말을 달고 산다, 길을 물어도 자신 있게 가르쳐주는데 가보면 아니다. 어제도 호텔이 어디 있느냐 물어보니까 5km만 더 가면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세 번이나 물어서 15km나 도 가도록 안 나왔다. 식당에서 배나 든든하게 채우자고 들어가서 호텔을 물어보니 자기 집 2층에 방이 있다고 하여서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몸은 지치고 날은 어둡고, 날씨는 쌀쌀하고 거의 절망의 순간이었다. 인도인들은 모른다고 대답하는 걸 무례(無禮)로 생각한단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색(正色)으로 대답하는 마법의 세계에 빠져들지 마시길! 이것은 아마 힌두교와 연관이 깊을 것이다. 힌두교는 상반되기도, 모순되기도 하는 믿음과 의식이 공존한다. 확실한 교의가 없기 때문에 어떤 신념, 사상을 주장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특정한 창시자도 없고, 유일의 경전도 없다. 영원한 본질이라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상황이 달라지면 생각이 달라지기 마련이고 생각이 달라지면 말도 달라진다. 이것은 저것이 될 수도, 또 저것은 이것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은‘노 프라블럼’이다. 여기는 인도다. 그들을 탓할 이유가 없다. 세상은 이렇게 단순하고 인도인들은 태평하다. 결국 문제는 없다, 노 프라블럼!

 

 

길 위에 누워 있는 평화여!

 

평화여!

허공에 떠돌 거든 내리 사뿐히 내려앉으라.

평화여!

물속에 잠겨 있거든 힘차게 솟구쳐 오르라.

평화여!

길 위에 누워있거든 벌떡 일어서라!

 

개똥밭에 소똥밭에 구르는 평화여!

오욕의 세월을 ‘구루’처럼 길 위에서 견뎠으니

벌떡 일어나 내 손을 잡고 일어나 행진 행진 하자꾸나.

숨결이 거칠어져 맥박이 고동을 치면 환희에 젖을지니

 

역사를 쓴다는 건

똥오줌 뒤집어쓴 몸 벌떡 일으켜 세워

벌떡 일으켜 세워 달리는 거라네!

달리며 또 하나의 평화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라네.

 

 

인도에는 인도 특유의 냄새가 있다. 향신료와 향냄새, 카레 냄새, 사람 냄새뿐 아니라 소와 개 똥냄새까지 뒤섞여 묘한 인도의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또 인도적인 풍경이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몸도 마음도 고생을 했다. 태국에서부터 속이 좋지 않았는데 이곳에 와서 열악한 음식에 결정타를 맞아 이질 설사로 고생했다. 거기다 음산한 날씨와 미세먼지로 감기가 걸렸는지 알았는데 자가검사 결과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 다행히 송현의 민주평통 회장과 백진혁 치타공 한인회장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몸을 추스를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서 다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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