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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뉴스로 칼럼]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6

2022-09-28

막걸리 랩소디

 

 

막걸리는 뜨거운 에너지를 교류하게 만든다.

 

좋은 막걸리는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이 조화를 이루면서 감칠맛과 맑고 시원한 맛을 더한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다시 지난번에 마친 대전으로 내려왔다. 대전에서 마침 통일의병들이 나의 여정(旅程)을 위로하기 위한 만들어서 그곳에 갔다. 그중 반은 안면이 있고 반은 처음 보는 사람이다. 특히 지난번 아시럽대륙 횡단할 때 운전도우미를 잘 해주었던 김태형 군의 아버지 김진태 씨와 어머니도 자리를 함께 하였다. 돼지갈비 익어가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마침 막걸리 잔을 채우고 있었다. 얼른 인사를 마치고 자리를 잡았다.


내 잔에도 뽀얀 희망(希望)과 애환(哀歡)이 채워졌다. 잔은 공평하게 채워졌다. 걸쭉한 막걸리의 뽀얀 액체가 목젖을 타고 떨어져 내려서 봄비가 대지를 적시며 만물이 소생하게 하듯이 온몸을 적시며 몸을 따스하게 데운다. 온 누리에 풍요와 평화가 넘치듯이 몸에 사랑과 평화가 깃든다. 몸이 뜨거워지며 ‘평화’의 이야기도 자연스레 뜨거워진다.

 

‘막걸리는 평화다.’ 세상 모두가 공평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막걸리 같았으면 좋겠다.


 


이규보는 “나그네 창자는 박주(薄酒)로 씻는다.”고 했다. ‘막 걸러 낸 술’ 막걸리는 서민들의 애환을 담았고, 희로애락을 함께한 순수 우리나라의 풍미와 맛을 지닌 전통 술이자 대중적인 술로 서민과 함께 했다. 막걸리는 가는 지방마다 맛이 다르다. 소주와 맥주처럼 대기업이 시장을 평정하지 않아서 한반도를 종주하면서 다양한 맛의 향연에 빠져서 즐기는 기쁨도 솔솔하다.


조선조 초의 명상 정인지(鄭麟趾)는 젖과 막걸리는 생김새가 같다 하고 아기들이 젖으로 생명을 키워 나가듯이 막걸리는 '노인의 젖줄' 이라고 했다. 노인의 젖줄이라 함은 충분한 영양원일 뿐 아니라 무병장수의 비밀이 막걸리에 담긴 것을 의미하리라. 막걸리는 와인이나 맥주보다 덜 세련되어 털털한 인상을 주는 것이 오히려 매력이다. 막걸리는 닭이 물을 마사듯 조금씩 마셔야 제격이다.

 

막걸리는 단군왕검(檀君王儉)이 후손들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달리기가 그렇다. 달리면 신진대사가 빨라지고 심장의 박동이 빨라진다. 몸이 따스해지면서 마음에 희열이 온다. 온전한 평화를 이루는 종교적 깨달음은 수도승이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줄 알았다. 그러나 달릴 때 큰 호흡을 하면서 최고의 움직임을 하고 있는 자신의 육체에 온 정신이 집중될 때 큰 평화와 기쁨이 찾아온다는 하늘의 비밀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막걸리는 단군왕검이 준 최고의 물방울이고 달리기는 인간의 가장 완벽한 움직임이다.


신은 인간에게 네 다리를 주었지만 인간은 두 다리만을 사용하는 반란(反亂)을 일으켰다. 반란은 대성공이었다. 두 다리만 사용하여 달리고 두 다리를 더 섬세한 일에 사용하여 인간은 완벽에 더욱 가까워졌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두 다리만 사용하여 먹이를 쫓았고, 적으로부터 도망 다녔다. 네 다리로 달릴 때보다는 느렸지만 도구를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



장거리 달리기는 시큼 달콤하고 맑고 시원한 고통이다. 그러나 고통이 막걸리처럼 온몸을 데워주고 나면 찾아오는 완전한 기쁨이 있다. 고통 속에서 빠져드는 몰아(沒我)의 경지, 고통과 함께 느껴지는 삶의 경이로움과의 만남이다. 내 몸의 모든 세포와 기관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일 때 도달하는 특별한 기쁨과 평화로움의 정체를 찾아서 떠나는 달리기 명상 여행이다.


장거리 달리기는 자칫 무미건조한 운동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끝없이 밀려오는 고통을 이겨내고 나면 우리의 마음속의 잡초와 같은 감정인 잡념과 집착, 우울증, 분노, 폭력, 상실감 질투를 뽑아낼 수 있다. 거기에 나는 ‘평화’라는 깃발까지 장대에 꽂고 달린다.


청주에서 북콘서트도 이재표 대표의 부드럽고 능숙하게 대담을 이끌어주어서 어버버한 내 발음을 감출맛나게 분위기를 잡아주었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조애란 가수와 김강곤 작곡가의 음악은 시큼 달콤한 감칠 맛과 맑고 시원한 막걸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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