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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청년에게, 어느 통일운동가의 편지

2025-12-01

 

얼마전 너와 나누었던 대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구나. 요즘 2030 청년들이 매일 맞닥뜨리는 현실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한반도의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觀點)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날의 대화는 한 가지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어. 요즘 청년들은 통일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을 만큼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야. 불확실한 취업, 치솟는 집값, 미래의 삶 자체가 흐릿해진 상황에서 ‘통일’이라는 거대한 화두(話頭)는 너무 멀고 막연하게만 느껴지는게 당연해.

 

하지만 오늘 너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나름대로, 오랜 경험과 성찰을 담아 이야기 하는 것이니 잘 들어주면 좋겠구나.

 

1. 통일은 결코 ‘돈먹는 하마’가 아니다

 

주변의 많은 젊은 친구들이 말하더구나.

 

“통일하면 우리만 부담 늘어난다”, “북한 비용을 왜 우리가 내야 하죠?”라고.

 

그런데, 사실 그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두려움이야.

 

통일은 남한이 북한을 떠안는 구조가 아니다. 북한 스스로 경제를 일으키고 회복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하거든,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와 동포들의 지원을 받으며 자체 역량(力量)을 키워가는 식으로 말이지. 남북의 통일은 독일과는 다르게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방식을 지향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단다.

 

통일은 ‘비용’보다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우리가 얻게 될 것은

 

첫째 분단 비용 소멸,

 

둘째 8천만 명이 넘는 단일경제권,

 

셋째 무한한 관광·문화·콘텐츠 자원,

 

넷째 북방 경제권과의 직결로 인한 무역·물류 혁신,

 

다섯째 군비 부담 감소,

 

여섯째 청년 일자리·창업 기회의 폭발적 증가다.

 


정말 대단하지 않니? 이건 막연한 낙관론이 아니다. 세계의 싱크탱크들은 남북이 화해·협력 체제만 이루어져도 순식간에 G5 국가권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니 ‘부담’이라는 말은 전혀 사실과 다른 오해일 뿐이야. 


2. 통일은 오히려 청년들의 ‘삶의 활로’를 여는 길이다

 

너희 세대가 겪는 취업난, 주거난, 연애·결혼의 어려움은 기성세대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에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구나.

 

그런데 너희가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통일은 바로 그 문제들을 크게 완화하고, 폭발적으로 기회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야.

 

예를 들어보마.

 

먼저 청년 일자리의 대확장이다. 남과 북이 본격적인 교류와 협력하게 된다면 북녘의 산업 개발, 건설, 문화관광, 교육, 의료 등 사회 전 부문에 걸쳐 수십만 개의 직업들이 새롭게 생겨날거야.

 

여행·문화 시장도 어마어마하게 커지겠지.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칠보산 개마고원 평양 원산 개성 청진 신의주를 여행하는 것이 지금은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누구나 주말 여행하듯 찾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어. 지역별로 다채로운 문화 행사도 쉼 없이 열릴거야.

 

말도 안된다고?

 

2003년 8월 광복절 특집방송으로 평양에서 전국노래자랑이 열린 것을 혹시 알고 있니? 정말 꿈같은 이야기같지만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절엔 얼마든지 가능했어. 적대가 사라지고 우호관계가 된다면 지금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거야.

 

무엇보다 젊은 너희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상은 결혼·연애 시장의 확장 아닐까. 남남북녀(南男北女)라는 말을 들어보았지? 남과 북의 청춘남녀들이 서로 사귀고 연애와 결혼까지 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고 생각해 봐.

 

남북교류 확대는 인구절벽과 출산률 감소 등 심각한 인구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전환점이 될거야. 남북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만남, 새로운 인연의 기회가 축복처럼 열린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겠니.

 

창업·경제활동의 신세계도 다가온단다. 처음엔 개성공단같은 대규모 협력단지에서 출발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북녘 곳곳에 우리 젊은이들이 진출하게 될거야. 이북땅은 ‘개발의 주인공을 기다리는 마지막 황금지대’다. 너희 세대가 이 모든 것의 수혜자(受惠者)가 되는 것이지.

 

3. 화해·교류는 통일의 전 단계이다

 

지금 가장 급한 것은 남북 간의 교류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거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잠시나마 열렸을 때 남과 북은 오랜 편견과 증오(憎惡)에서 벗어나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어. 교류는 평화를 만들고, 평화는 기회를 만든다는 단순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 오래 잊고 살았지.

 

안타깝게도 2023년 12월 북한이 ‘적대적 두국가’ 관계를 선언한 이후 남한과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구나.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얼어붙은 남과 북의 손을 잡게 할 소중한 존재, 바로 해외동포들이다.

 

북한은 남한과의 직접 교류는 닫았지만 해외동포에게는 전례 없는 수준의 우대 정책(해외동포권익옹호법)을 명문화했어. 결국 남북 간의 끈이 완전히 끊어진 것이 아니고, ‘우회로’를 통해 새로운 접점을 만들고 돌파구를 열 수 있다는 뜻이야.

 

이번 기회에 너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통일은 ‘민족의 숙명’이라고 거창한 다짐은 원치 않는다. 다만, 한가지 아무리 어려워도 통일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거다.

 

강원도 인제의 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이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

 

“30년 헤어지면 애틋하고 60년 헤어지면 달라지고 90년 헤어지면 남남이다.”

 

한 세대가 30년이면 남북의 분단은 벌써 두세대 반이 훌쩍 지난 80년이 되었다. 만일 ‘통일시계’가 2035년 완전히 멈춰버린다면 남과 북은 어떻게 될까. 독일과 오스트리아처럼 완전한 남남이 되어버리는건 아닐까.

 

말이 씨가 된다고 하지. 통일을 지우면 통일은 사라지고, 통일을 외치면 통일은 이뤄진다.

 

나아가 우리의 통일은 단순히 남과 북의 통일이 아니라 인류문명의 한단계 도약을 위한 통일이 되어야 한다. 그런 위업을 달성하라는 민족사적, 인류사적 이유가 있었기에 우리 민족은 그토록 혹독한 시련을 겪은거야. 더 큰 일을 하라는 하늘의 뜻, 땅의 뜻이라는 말이다.

 

너희 세대는 우리 세대보다 훨씬 글로벌하고, 훨씬 다양성을 존중하며, 훨씬 창의적이고, 유연하다.

 

2030세대야말로 '통일코리아'라는 크나 큰 무대에서 주역이 되어야 할 세대라고 굳게 믿는다.

 

통일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가슴 뛰는 가능성이야. 앞으로 너희가 걷게 될 인생의 길에서, 이 문제를 한 번쯤 깊이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기회를 두려움으로 오해하지 않는 지혜를, 그리고 살아갈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언제나 청년들을 뜨겁게 응원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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