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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뉴스로 칼럼] 열심히 달린 보람도 없이

2023-02-01


 

새벽 2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했다. 휴게소에서 10분 휴식을 제외하면 논스탑으로 배달처까지 달렸다. 도로 상태는 양호(良好)했지만, 스모키 마운틴을 넘는 코스는 험난했다. 바짝 긴장하고 운전했다. 오늘 아침 시동걸 때 Impaired Powertrain Function 에러가 떴기 때문이다. 에러 메시지는 잠시 후 사라졌지만, 지난 번 사고 나던 날도 그랬다. 무슨 징조인가 싶어 조심조심 더 조심했다.

 

ETA(도착예상시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러나 결과는 수령 거부다. 약속 시각이 지나서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이럴까봐 출발 전에 ETA도 보낸 건데, 도대체 세일즈에서는 뭐 했나. 요즘 화물 운은 없는 편이다. 사흘을 기다려 받은 화물인데, 하필이면 응당 도착했어야 할 시간을 훌쩍 넘겨서 올 게 뭐람. 이건 누구 책임인가.

 

미리 연락했으니 내 서비스 실패는 아니지만, 나는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열심히 달려온 보람이 없다.

 

가까운 트럭스탑으로 이동했다. 오늘 일은 일찍 끝났으니 공부나 하자. 주식 장이 열리는 시간이라 실시간으로 매매 상황을 확인했다. 오늘 종료되는 옵션 두 건이 있는데, 둘 다 손실로 끝났다. 매번 이길 수는 없다. 승률이 중요하다. 전체적으로는 약간 플러스다.

 

Mean reversion trading을 공부 중인데, 완벽히 익힐 때까지 페이퍼 트레이딩으로 연습하기로 했다. 모의 투자인 페이퍼 트레이딩은 계좌에 20만불을 넣어 준다. 100만불 넣어 주는 곳도 있다. 현실성이 없다. 진짜 돈이 아니라고 막 지른다. 그래서 실제 내 계좌 규모에 맞게 거래 규모를 축소했다. 최대한 실제 상황에 맞게.

 

이 책의 저자는 유명 유투버이기도 한데, 5천 달러 계좌를 일년 안에 2만5천 달러로 만드는 도전을 여러 해 연속으로 성공시켰다고 한다. 그 비법을 담은 책이라니 잘 익혀보자. 나는 5만 달러 계좌니 내년에는 25만 달러가 생기는 건가? ㅋㅋㅋ 저자는 입문 초기에 몇 개월만에 10만 달러 넘는 수익을 올렸다가, 한방에 원금까지 다 날렸다고 한다. 수익보다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

 

Mean reversion은 차트와 몇몇 지표를 이용한 기술적 분석에 기초한다. 저점에서 찍고 올라갈 때 롱(long)으로 가고 고점을 찍고 내려올 때 숏(Short)으로 간다. 그러니 방향 예측이 필수다. 방향을 읽는 감이 생길 때까지 페이퍼 트레이딩으로 연습하는 거다. 이 방법이 내게 맞는지 확인도 필요하고.

 

옵션 매매는 종합 예술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 배우는 시기라 남을 따라하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방법을 찾을 것이다.

 

요즘 읽는 책 중에 '역행자'가 있다. 자청이라는 사람이 저자인데, 자기 계발 분야에서 꽤 유명한 모양이다. 아무튼 근래 가장 인상적이며 영감을 준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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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두 번 연속 프리플랜(preplan)을 거절했다. 운임도 별로였지만, 주된 이유는 날씨 때문이다. 화물 거부권이 없는 컴퍼니 드라이버로 시작하다보니 웬만한 날씨와 지역은 다 다녔다. 날씨를 이유로 화물을 거부한 적은 없다. 리즈 오퍼레이터가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날씨가 위험한 환경을 만들면 안 갈 것이다. 눈이 오거나 빙판길 가능성이 높으면 안 간다. 지난 번 사고 이후로 나는 바뀌었다.

 

페친이자 트럭커의 아내인 은화님의 배려로 타판에 밥테일 주차 장소를 소개받았다. 은화님이 일하는 회사 앞 도로다. 조용하고 안전하다. 집에서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덕분에 집에서 잘 쉬고, 아내의 생일도 즐겁게 보냈다.

 

사흘을 쉬고 오늘 다시 나왔다. 프리플랜이 들어왔다. 뉴욕주 뉴베를린 초바니에서 일리노이주 윌밍톤으로 가는 화물(貨物)이다. 단가는 마일당 1.5불. 단가가 문제가 아니다. 뉴욕주 북부로 눈이 온다. 거부했다. 다음 프리플랜은 더 가관이다. 거리도 더 멀고, 단가는 1.2불, 눈은 더 많이 오는 곳이다. 장난하나. 다시 거부.

 

플릿매니저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직 일할 준비가 안된 거냐고. 나는 당장이라도 움직일 준비가 됐다. 단지, 눈이 오는 곳은 안 가고 싶을 뿐이다. 차라리 기다리겠다. 운임도 낮고, 날씨도 위험한 곳에 내가 왜 가나. 그냥 쉬는 게 낫다. 남쪽으로 화물을 달라.

 

기쁜 소식이 있다. 토잉비 3,550달러가 전액 환급(還給)됐다. 그때 사고가 나면서 내 트럭의 외관에 약간의 손상을 입었다. (손상은 터미널에서 깨끗하게 수리했다.) 그 덕분에 사고로 간주되어 디덕터블 1,000달러만 내면 됐다. 그러니까 도랑에 빠지며 차체가 약간 부서진게 오히려 약이 됐다.

 

아무 손상이 없었더라면 토잉비를 내가 물어야했다. 눈이나 진흙에 빠져 견인 트럭을 부른 경우 드라이버가 전액을 문다. 나도 예전에 재선 형님이 램프 갓길에 주차했다가 트럭 한쪽이 진흙에 빠지는 바람에 토잉비 700달러가 나와 반반씩 부담한 적 있다. 세상은 요지경이다. 새옹지마라고 해야 하나. 약간 손상을 입는 바람에 비용을 절약하다니. 이것만 해도 주급 이상은 벌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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