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의 국가무형유산 지정 주인공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강화군 바히동산의 학사재(學思齋) 마당에서 징소리가 세 번 울려 퍼진다.
17일 열린 국가무형유산 이광복(66) 대목장(大木匠)의 공개시연회는 우리 전통 건축이 단순한 '축조 기술'을 넘어, 하늘과 땅의 이치를 살피고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엄숙한 '예도(藝道)'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현장에는 불교건축의 최고권위자인 광주 관음사 주지 현고 대종사를 비롯, 박용철 강화군수, 박형빈 국가유산청 무형유산기술과장 등 불교계 및 정관계 인사들,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마크 래솔(Mark A. Wrathall) 교수 부부 등 국내외 관람객 300여 명이 운집했다.

이광복 대목장은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255호 국가무형유산(인간문화재) 대목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이는 2000년 최기영 대목장 이후 무려 25년 만의 일로, 현재 국내 대목장 보유자는 단 4명에 불과하다.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대목장은 궁궐과 사찰 등 전통 건축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최고의 장인(匠人)이다.
이광복 대목장의 문하생인 이재혁 박경철 한정수 박성철 박양섭 김동현 등 12인의 목수들이 함께 한 가운데 최고 수준의 치목(治木) 현장을 함께 하려는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학사재 가주(家主) 김영훈 회장은 환영사에서 "학사재는 단순한 한옥 보존 공간이 아니라, 장인의 손길이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살아있는 터전"이라며, "경복궁 중건을 이끈 도편수 최원식으로부터 시작된 흐름이 오늘 이광복 대목장에게 단절 없이 이어지고 있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소회를 밝혔다.
시연회에 앞서 진행된 ‘모탕고사(母宕告祀)’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어서 시선을 끌었다. 모탕고사는 목재를 치목할 때 받침대로 쓰는 ‘모탕’을 제단 삼아, 100년 넘은 황장목 신목(神木) 앞에서 무사고와 정성을 기원하는 의례다.

이광복 대목장이 직접 먹칼을 들고 천지신명을 청하고 전수생 도편수들에게 먹칼을 전달하는 ‘상징적 계승’ 절차는 장인의 혼을 잇는 장엄한 서사 그 자체였다.
시연회의 백미는 단연 자귀질 시연이었다. 목재를 깎고 다듬는 전통 도구인 자귀는 도끼와 비슷하지만 손잡이가 쟁기처럼 길고 도끼날이 손잡이와 직각을 이루어 평평하게 깎거나 굽은 면을 파내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 특히 '치우천황' 이름의 전통 자귀와 이 대목장이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90년된 자귀로 시연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광복 대목장이 구성진 노동요를 부르고 자귀질을 하면 관객은 어야디야를 합창했고 모두가 하나가 된 듯 흥겨운 자귀질이 10여분간 계속됐다.
이광복 대목장의 특출난 재능과 노력은 우연이 아니다. 전남 진도에서 목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이 나무를 접한 그는, 1977년 목포공고 시절부터 하루 3시간만 자며 목공예에 매진한 끝에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광복 대목장은 특히 전통 설계 기법인 '구규법'과 '양판법'을 동시에 구사하는 독보적인 장인으로 평가받는다. 故조희환 대목장의 문하에서 수련한 그의 손길은 국내외 곳곳에 닿아 있다.

양양 낙산사 복원을 비롯, 창덕궁 존덕정 등 국내 주요 문화재는 물론, 영국 대영박물관 한국실과 미주 최대의 한국사찰 뉴욕원각사 대작불사 등을 통해 한국 건축의 백미를 세계에 알렸다.
수십 년간의 고된 작업으로 인해 굽고 휘어진 왼손은 그가 걸어온 치열한 세월을 대변한다. 이광복 대목장은 “건축은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근본을 세우는 일”이라며, “스승님들께 전수받은 기술을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 나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 여주에서 한옥 전문 기업 ‘목운’을 운영하며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실천 중인 그는, 앞으로도 한옥 교육과 기술 전승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전통 건축의 혼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살아온 장인의 시연은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한다.
강화 학사재에서 울려 퍼진 대자귀 소리는 전통의 맥이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희망의 소리가 아니었을까.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미국서 한국최고 전통사찰 만드는 대목수들 (2015.8.15.)
이광복 도편수 등2년 작업…뉴욕원각사 대웅전 상량식 앞둬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hyn&wr_id=116
자연대도량 뉴욕원각사에서 (2021.1.29.)
대작불사 현장지휘 이광복 도편수 인터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wr_id=760
25년만의 국가무형유산 지정 주인공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강화군 바히동산의 학사재(學思齋) 마당에서 징소리가 세 번 울려 퍼진다.
17일 열린 국가무형유산 이광복(66) 대목장(大木匠)의 공개시연회는 우리 전통 건축이 단순한 '축조 기술'을 넘어, 하늘과 땅의 이치를 살피고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엄숙한 '예도(藝道)'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현장에는 불교건축의 최고권위자인 광주 관음사 주지 현고 대종사를 비롯, 박용철 강화군수, 박형빈 국가유산청 무형유산기술과장 등 불교계 및 정관계 인사들,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마크 래솔(Mark A. Wrathall) 교수 부부 등 국내외 관람객 300여 명이 운집했다.
이광복 대목장은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255호 국가무형유산(인간문화재) 대목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이는 2000년 최기영 대목장 이후 무려 25년 만의 일로, 현재 국내 대목장 보유자는 단 4명에 불과하다.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대목장은 궁궐과 사찰 등 전통 건축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최고의 장인(匠人)이다.
이광복 대목장의 문하생인 이재혁 박경철 한정수 박성철 박양섭 김동현 등 12인의 목수들이 함께 한 가운데 최고 수준의 치목(治木) 현장을 함께 하려는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학사재 가주(家主) 김영훈 회장은 환영사에서 "학사재는 단순한 한옥 보존 공간이 아니라, 장인의 손길이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살아있는 터전"이라며, "경복궁 중건을 이끈 도편수 최원식으로부터 시작된 흐름이 오늘 이광복 대목장에게 단절 없이 이어지고 있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소회를 밝혔다.
시연회에 앞서 진행된 ‘모탕고사(母宕告祀)’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어서 시선을 끌었다. 모탕고사는 목재를 치목할 때 받침대로 쓰는 ‘모탕’을 제단 삼아, 100년 넘은 황장목 신목(神木) 앞에서 무사고와 정성을 기원하는 의례다.
이광복 대목장이 직접 먹칼을 들고 천지신명을 청하고 전수생 도편수들에게 먹칼을 전달하는 ‘상징적 계승’ 절차는 장인의 혼을 잇는 장엄한 서사 그 자체였다.
시연회의 백미는 단연 자귀질 시연이었다. 목재를 깎고 다듬는 전통 도구인 자귀는 도끼와 비슷하지만 손잡이가 쟁기처럼 길고 도끼날이 손잡이와 직각을 이루어 평평하게 깎거나 굽은 면을 파내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 특히 '치우천황' 이름의 전통 자귀와 이 대목장이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90년된 자귀로 시연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광복 대목장이 구성진 노동요를 부르고 자귀질을 하면 관객은 어야디야를 합창했고 모두가 하나가 된 듯 흥겨운 자귀질이 10여분간 계속됐다.
이광복 대목장의 특출난 재능과 노력은 우연이 아니다. 전남 진도에서 목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이 나무를 접한 그는, 1977년 목포공고 시절부터 하루 3시간만 자며 목공예에 매진한 끝에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광복 대목장은 특히 전통 설계 기법인 '구규법'과 '양판법'을 동시에 구사하는 독보적인 장인으로 평가받는다. 故조희환 대목장의 문하에서 수련한 그의 손길은 국내외 곳곳에 닿아 있다.
양양 낙산사 복원을 비롯, 창덕궁 존덕정 등 국내 주요 문화재는 물론, 영국 대영박물관 한국실과 미주 최대의 한국사찰 뉴욕원각사 대작불사 등을 통해 한국 건축의 백미를 세계에 알렸다.
수십 년간의 고된 작업으로 인해 굽고 휘어진 왼손은 그가 걸어온 치열한 세월을 대변한다. 이광복 대목장은 “건축은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근본을 세우는 일”이라며, “스승님들께 전수받은 기술을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 나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 여주에서 한옥 전문 기업 ‘목운’을 운영하며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실천 중인 그는, 앞으로도 한옥 교육과 기술 전승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전통 건축의 혼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살아온 장인의 시연은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한다.
강화 학사재에서 울려 퍼진 대자귀 소리는 전통의 맥이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희망의 소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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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한국최고 전통사찰 만드는 대목수들 (2015.8.15.)
이광복 도편수 등2년 작업…뉴욕원각사 대웅전 상량식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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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대도량 뉴욕원각사에서 (2021.1.29.)
대작불사 현장지휘 이광복 도편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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