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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北여성들 ‘젠더혁명’‥놀라운 北의 변화

2025-12-17

최설 박사 AOK송년 특강 눈길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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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젠더혁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과거의 북한 여성이 아닙니다.”

 

북향민 최설 박사(북한경제IT)가 풀뿌리통일운동단체 AOK한국(상임대표 이기묘 정연진) 송년회 특별 강의로 주목을 받았다. 평남 순천 출신인 그녀는 2011년 사업차 중국에 나왔다가 투자(投資)가 연달아 엎어지면서 한국행을 택했다. "정주영 회장처럼 한국서 돈을 많이 벌어 고향에 돌아가면 환영받겠지"라는 순진한 생각이었다.

 

북한학 연구자이자 작가로 활동하면서 <사회주의 시장풍경> <생산도시 순천: 북한 신지역경제의 탄생> <여자는 죽지 않았다> 를 출간했다. 2023년 필명 설송아로 펴낸 장편소설 <태양을 훔친 여자>는 문체부 우수도서로 선정됐고, 통일부 장관 표창장도 받았다.

 

서울 장충동 평화의길(이사장 안영민)에서 열린 이날 강의는 ‘북한 사회경제 변화와 여성의 역할 그리고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현장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해외동포들도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최설 박사는 “전형적인 가부장사회에서 가정에 머물던 북한여성들은 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에 장마당에 나오면서 급속도로 경제 주체가 되어갔다”면서 “장마당에서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리는 북한의 여성은 벌이와 가사와 양육을 모두 책임지면서 남편을 부양하는 모순의 출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지적했다.

 

최박사는 “장마당을 경험한 북한의 젊은 세대는 누구보다 통일을 원한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데 남북이 직접 경제교류를 할 수 없어서 중개 역할을 하는 중국이 100% 수익중 90%를 가져간다. 북한 사회는 수십년의 장마당 체험을 통해 계속 자본주의화(資本主義化)하고 있다. 남과 북의 접점이 많아지고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대북제재만 사라져도 남북교역은 필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의 핵심 내용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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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식량)이 정치다

 

“북한은 중공업 우선발전 정책으로 남성은 정년까지 일했지만 경공업에 투입된 여성은 결혼하면 가정주부가 되었다. 노동당 입당기회는 남성에게 주어지고 여성은 소극적 역할로 제한됐다. 이러한 성별 직업구조는 '육체적 생명은 유한하지만 정치적 생명은 영생한다’는 ‘사회정치적 생명체 이론'이 '사회주의대가정 이론'으로 이어진 젠더질서였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소련의 해체와 동구권의 몰락으로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붕괴(崩壞) 되면서 북한경제도 무너졌다. 자신과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여성들이 장마당 전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남한에서 지원한 쌀의 포대는 ‘대한민국’이 선명하게 새겨졌지만 북한주민들은 대한민국이 남한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쌀포대의 질이 얼마나 좋았던지 신혼부부가 포대를 팬티로 변형해 입은 웃지못할 일화(逸話)도 있었다.”

 

자전거는 재산1호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로 기업의 자율과 독립채산제가 강화됐다. 남성노동자 월급이 65원에서 2천원으로 인상됐지만 1달러 200원 환율이 3천원으로 오르는 최악의 인플레 부작용도 있었다. 그러나 2003년부터 누구나 장세를 내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한때 불법이었던 시장이 제도화된 것이다. ‘시간이 돈이다’ 라는걸 체득한 주민들은 기민하고 효과적인 운송수단 자전거를 장만하는게 최대 목표였다. 자전거가 재산1호였다.”

 

백두산줄기와 한라산줄기

 

“당시 시장에선 4개 계급이 있었다. ‘앉은 장사’(소매), 그 위로 ‘달리기 장사’(유통), ‘중국 밀수’, ‘탈북’이다. 항일운동 및 혁명유가족 자손은 북한의 금수저다. 이들이 ‘백두산 줄기’라면 탈북자가 있는 가정은 한국에서 송금되는 돈의 위력으로 ‘한나산(한라산) 줄기’라고 불린다. 90년대 이후 대구모 탈북이 발생하면서 한국에 온 이들이 중국을 통해 고향에 돈을 보내며 시장에서 종자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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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맹장, 딸은 심장

 

“자본주의적 시장경제가 자연스럽게 도입되고 여성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여권도 신장(伸張)되었다. 남한에 왔더니 딸을 낳으면 금메달, 아들을 낳으면 은메달이라는 말을 하더라. 북한에서도 딸의 선호도가 커지면서 아들이 ‘맹장’이면 딸은 ‘심장’이라고 한다. 남편 월급이 1800원에서 3800원일 때 시장에서 아내들은 100배 이상 수입을 올렸다. 2000년대 중반 시장에서 장사하는 여자들을 위해 밥하는 남자들이 등장했다. 남편의 지위도 낮아져 불필요하다는 뜻의 ‘낮전등’, ‘집지키는 멍멍이’로 부르기도 한다. 3가지 유형의 남자가 있는데 전통적인 남성상, 여성 내조하는 남성, 장사하는 남성이다. 여성들이 경제권이 생기며 출산률이 떨어지고 발언권이 커졌다. 가정불화가 늘고 자연히 이혼도 급속히 증가했다. 이 때문에 재판소 판사 직업이 최고 인기로 떠올랐다.”

 

살림집 어떻게 사고파나

 

“북에선 도시살림집과 농촌살림집을 국가부담으로 제공한다. ‘살림집이용허가증’이라는 영구적 이용권이 소유권인 셈인데 이걸 매매와 상속으로 오가는 것이다. 북한에서도 부동산 가격 장난이 아니다. 1년사이에 1만 달러가 오르기도 하는데 한국 물가로 치면 10만달러가 오른것과 같다. 집에 돈이 되면서 돈많은 돈주들이 집을 지어서 팔려고 하는데 농업용토지중 산성화되면 몇 년씩 묵혀두는 비경지(非耕地)를 노린다. 비경지에 살림집을 짓겠다고 사업신청을 하고 실적을 원하는 당국과 이익이 맞아 짓게 된다. 일정 비율은 영예군인(상이군인)과 같은 복지대상, 제대군관(전역장교)과 같은 우대 대상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를 남한처럼 선분양해 사고 파는 것이다.”

 

고층일수록 싼 아파트, 전기가 생명

 

“북한의 살림집 가격은 전기와 상하수도 인프라가 1순위다. 남한과 달리 높은 층이 낮은층보다 싸다. 전기 공급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 접근성, 시장 인접성도 중요하고 정부기관이 자리한 도심도 비싸다. 그밖에 텃밭이 있는지, 현대식 남향의 집인지, 싱크대 인테리어가 신식인지를 보는데 특이한 것은 남한의 통장 비슷한 인민반장이 어떤 사람인지도 살림집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주민에 대한 동선, 동향 체크를 하는 인민반장이 유불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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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왕대가리

 

“김정은 시대 들어 개혁적인 경제정책이 입안됐다. 농장엔 생산성에 따라 소득을 분배하는 포전(圃田)담당제가 도입되고 기업도 자력갱생이 요구됐다. 기업의 자율성도 강화되었다. 은행은 국영은행 중앙은행 한 곳밖에 없었지만 2006년 상업은행이 생겼다. 입금실적이 저조하자 자금의 출처를 일체 따지지 말라는 지침이 하달됐다. 북한에는 월이자 10~30%의 사금융시장과 이동통신시장이 비공식 사금융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사는 딸이 평양에 있는 어머니에게 송금하려면, 중국 핸드폰을 소지한 양강도를 비롯한 국경지역 브로커에게 연락한다. 브로커는 평양의 어머니가 사용하는 북한폰과 서울의 딸과 연결된 중국 핸드폰을 마주 세우고 단말기 증폭 기능을 켜 통화를 연결한다. 그러면 평양과 서울 간 통화가 가능한데 이 방식을 ‘뽀뽀전화’ 또는 ‘키스전화’라고 부른다. 국경브로커를 통해 한국에서 중국으로 송금된 돈은 북중을 넘나드는 중국 조선족이나 화교를 통해 전달되며, 이 과정에서 수수료 30%를 제외한 달러가 북한에 전달된다. 그 과정에서 평양의 어머니가 달러를 받는 장면이 서울의 딸에게 사진으로 전송되어 송금 사실을 확인 시킨다. 달러를 은어로 대가리, 고액은 왕대가리로 부른다.”

 

코로나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북한은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을 제정했다. 반사회주의사상과 문화의 유입, 유포를 철저히 막는 이 법은 남북관계가 경색(哽塞)되면서 생긴게 아니라 그전부터 누적된 사회전반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국경간의 이동은 물론, 모든게 완전히 막히면서 북한사회의 대혼란이 벌어졌다. 환율은 폭락하고 물가는 폭등했다. 제재해제의 돌파구로 삼은 하노이 북미정상 회담도 수포로 들어갔다. 정면돌파의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비사회주의 척결 등 대대적인 사회적 재정비 차원으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이 제정되고 경제제도 재정비 차원으로는 특권층의 이권지대를 척결하고 부정부패와 허위실적을 뿌리 뽑고 내각 경제를 살리기 위한 ‘허풍방지법’, ‘영수증법’, ‘전자결제법’ 등이 잇따라 제정됐다.”

 

정책이 있으면 대책이 있다

 

“2024년 1월 시작된 지방발전 20×10 정책은 향후 10년간 해마다 20개 시군에 공업공장을 건설해 도농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살림집건설도 대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은 어디서 올까. 북한엔 이런 말이 있다. ‘위에서 정책을 내리면 아래는 대책이 있다.’ 당이 정책을 제시하면 주민들은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는 뜻이다. 남한의 새우깡과 포장과 맛이 거의 같은 새우튀기를 보라. 북한의 자력갱생 기조에 개혁개방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새우깡만으로도 우리는 할게 있는데 언제까지 과거에 머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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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년은 통일을 원한다

 

“남한의 젊은층은 통일에 관심없고 심지어 통일을 안하는게 좋다고 하지만 북한은 반대다. 장마당을 경험한 북한의 젊은 세대는 누구보다 통일을 원한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데 남북이 직접 경제교류를 할 수 없어서 중개 역할의 중국 회사로 인해 너무 큰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직접 팔면 얻을 100% 수익을 중국을 끼면서 90%를 놓치는 것이다. 남북관계가 막혀서 중국이 수혜자가 되는걸 억울해 한다. 오늘의 남북관계가 과연 우리만의 문제인가라는 의식도 깨어나는 것이다. 그들은 반미감정보다 반중감정이 더 크다. 북한 사회는 수십년의 장마당 체험을 통해 계속 자본주의화하고 있다. 남과 북의 접점(接點)이 많아지고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지금은 ‘적대적 두국가’ 관계지만 대북제재만 사라져도 남북교역은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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