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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화순 금모래해변, 주민도 모르는 개발 사업

2026-06-27

황당한 강아지 수영장 파문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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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자연 그대로 두지 못하는 행정, 특히 이번 서귀포시의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에 공사중인 강아지 수영장과 강아지 운동장 공사는 화순 지역민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중에 진행된 것이라 충격이 컸다. 그나마 이 사실도 지난 6월 10일 MBC 뉴스데스크 뉴스를 보고야 알았다.


제주 지역 환경 문제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금모래해변을 찾아갔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화순 새물(농남물) 용천수(湧泉水) 샘터다. 용천수가 샘솟는 곳은 끊임없이 물파동을 내니 금방 눈에 띈다. 색색의 크고 작은 물속의 돌틈으로 작은 새우가 바삐 움직이고, 달랑게의 엄지 발이 돌틈에서 보이고 작은 망둥이들이 맑은 물속에서 평안해 보인다. 이렇게 물속의 평화로움을 보니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새물 용천수의 옛 모습이 궁금하다.

 

새물에서 나오는 용천수는 이곳을 빠져나오면 바로 건물과 길로 덮여 있다. 몇 채의 집과 건물을 돌아나오면 공중 화장실 앞에 다시 새물이 흐르는 작은 발닦는 곳이 있고, 이 물이 다시 아래로 흘러서 바다로 흐르는 습지(濕地)를 만드는 물줄기가 보인다. 거기까지다. 이후부터는 반려동울 수영장 조성을 위해 폭 4미터, 길이 70미터 구간의 물길을 콘크리트로 덮어놓았다. 이곳을 이용한 강아지 수영장 물은 바로 바다로 합쳐지게 만들어 놓았다. 또한 해수욕장 모래밭에는 강아지 운동장을 만든다고 모래사장을 다지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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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운동장을 만드는 공사현장 <사진 문영임>

 

마을로 내려오는 우리 차 앞에서 길에 물을 뿌리던 살수차가 이곳에서 물을 채우고 있었다. 안그래도 수량이 부족하여 습지가 말라가고 있었는데 비가 온 뒤끝의 길에 물을 뿌리는 살수차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콘크리트 공사기간 동안 습지의 수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인가보다. 벌써 바닥 공사는 끝나고 강아지 운동장이랑 연결하는 계단 공사로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해당 구간은 제주도 지정 연안습지로 은어. 버들치, 숭어, 뱀장어 등 바닷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환경으로 갈대섬과 하천의 자연 곡선의 물길이 어우러져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즐기는 친수공간이었다. 서귀포시가 반려동물 수영장을 만들겠다며 공사를 시작한 지 한 달가량 지난 상황에서 최근 영산강유역환경청이 1차 생태조사를 벌인 데 이어, 환경단체도 멸종위기종과 민물고기 서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고한다. 생태조사 결과, 물길 상류에는 버들치가, 하류에는 기수갈고둥이 살고 있었지만, 물길이 다시 흐르는 이곳엔 어떤 물고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어이가 없는 공사 현장을 지나 습지 옆에 만들어진 정자에는 마을 어른 몇 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현장을 지켜보고 계셨다. "이게 웬 일이냐, 우리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라는 주민의 말은 밀실행정의 전형이었다. 우리도 뉴스를 보고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하니 정자에 둘러앉았던 사람들이 속상하고 분하다며 열변을 토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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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물에 살고 있는 새우 <사진 문영임>


갈대숲 사이로 용천수가 흐르다 바닷물과 만나는 이곳은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등과 희귀종 진주갈고등, 버들치등은 물론이고 큰 장어나 숭어가 매해 알을 낳으로 오는 서식지라고 옛시절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계셨다. 콘크리트가 깔린 후엔 벌써 이끼가 끼기 시작하는데 앞으로 이곳을 어떻게 관리하려는지 큰 걱정거리라며 얼굴이 굳어지신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이 화가 나 있는 것은 본인들이 평생을 살아온 눈앞의 바다에 대한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일체 주민들과의 상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도 뉴스를 보고 알았고, 무슨 일인가 싶어 나와 보니 공사 안내문 하나 세워 놓고 공사 차량이 드나들고, 습지는 벌써 콘크리트가 깔려 버렸다는 것이다. 노인정에서도 복지회관에서도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이게 웬 일이냐고 한탄과 불만을 늘어놓는다고 했다.

 

이번 6.3선거로 당선된 하성용 의원의 정책에 이 사업이 있는 것을 보니 단체장들끼리 합의하여 이 사업이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화순 주민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이런 사업이 왜 주민들의 요구로 진행되는 것처럼 알려졌는지 의심했다. 최소한 공공지역에 대한 공사 계획은 마을 주민회에 공고를 해서 주민들의 뜻을 따라야 하는거 아닌지, 어떻게 철저하게 주민들을 외면하고 이런 공사를 하는지 도저히 서귀포시 행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화를 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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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수영장과 운동장을 알리는 유일한 주민 안내문 <사진 문영임>


송악산 알뜨르 사람들 김정임 대표는 "마을 발전을 위해 생태감수성이 없는 개발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막아야 한다. 기수물의 회복을 위해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자연 생태천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마을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는 주장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 반겼다.

 

마침 제주 녹색당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지역 대표와 당원들이 이곳의 상황을 알고 나와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들을 만나 앞으로 어떻게 이곳을 회복시킬 수 있겠는지 대책 마련을 위한 답사를 했다. 이들은 이후에 서귀포시청 앞에서 하순 금모래해변 인근 하천은 제주도 지정 연안습지이자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콘크리트로 매립한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항의했다. 행정당국의 생태적 가치를 무시하고 주민들과의 상의 없이 일방적인 사업 진행에 대하여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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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최근 뉴스에 따르면 공사는 중단되었다고 하지만 한 번의 공사로 생태계가 훼손돼 옛 모습을 되찾으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콘크리트를 완전히 철거하여 생태공학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순 금모래해변의 용천수와 연안습지는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제주 생태의 보고였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개발은 결국 지역 사회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 앞으로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행정과 주민 참여를 통한 투명한 결정이 어떠한 경제 사업을 위한 결정보다 우선순위란 것을 행정가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글 문영임(린다 모) |

 

미국에서의 이민생활을 잠시 접고 고국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느끼고 보는 일상을 기록합니다. 더 나은 세상, 더 좋은 이웃의 만남이 더 넓은 세상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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