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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연대와 희망으로 농업의 미래를 연 여성농민 한마당

2026-07-31

제주에 처음 도착해서 미국에서부터 함께 활동했던 AOK 정연진 대표에게 소개받은 지인을 만나기 위해 갔던 곳이 서귀포시 여성농민 한마당이었다. 처음 제주에 와서 찜통더위에 버스를 타고 오일장과 다이소를 다니며 땀으로 범벅이 되어 다니다가, 처음으로 제주도민을 만나게 된 곳이기도 하다. 그 자리에서 안덕여농회에 가입을 하고, 지난 24일엔 정회원으로 한마당 준비를 함께 하게 되었으니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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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에는 선흥동백동산에서 제주도여농 단합대회가 있었다. 찜통 더위 속에서도 농사일에 바빴던 회원들이 모여 하루 동안 쉼을 갖고, 함께 자연을 즐기고 게임도 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회원들만의 시간이었다. 이에 비해 서광복지회관에서 열린 이번 '2026 서귀포시 여성농민 한마당'은 이웃들을 초대해 여성농민회를 알리고, 주변 여성농민분들의 노고(勞苦)에 감사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축제다.

 

사전마당의 길트기엔 서흥동 터울림 풍물단의 알록달록 고깔모자를 쓰고 상쇠 괭과리 장단에 맞춰 챙챙, 덩더쿵 압도적인 장단이 한마당의 시작을 알리고, 이어서 서광서리 고고장구팀의 신나는 연주가 회관을 들썩이게 했다.

 

도여농 김은아 정책위원장은 취약농가 농작업 대행지원조례 등 여성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설명하며, 노인 농가가 늘어나는 현실에 맞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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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당 개회사 사진 임주리

 

서귀포시여성농민회 고애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자신이 "처음 농사를 시작했었던 30년 전과 올 해의 보리값이 같다. 이런 터무니없는 농산물 가격 불안정 문제를 지적하며 제주형 농어촌기본소득, 필수농자재 지원 조례, 소규모 농가공 보장지원, 청년 농민 육성등의 정책제안을 위해서 다 함께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이번 한마당을 주관한 안덕지회 추미숙 회장은 "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애쓰는 농민들의 마음을 국민들이 알아주지 못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로 농작물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고충을 아랑곳하지 않는 행정의 모습과 미덥지 못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식량주권의 중요함을 지켜는 중심에 여성농민이 있다"고 환영해 주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김미랑회장은 " 국제 정세와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농민 현실을 짚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추진, 농협중앙회 직선제를 비롯한 농협 개혁, 농지 개혁 등의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도 여성농민의 권리 보장과 지속 가능한 농업, 더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 농민은 한 손에는 투쟁(鬪爭)을, 다른 손에는 대안(代案)을 들고 함께 나아가자"고 격려했다.

 

이어서 김성범 국회의원은 기후변화와 농촌의 인구 감소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성농민들이 흘린 땀과 헌신이 제주 농업의 경쟁력이자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라며 여성농업인의 권익 향상과 복지 증진, 안정적인 영농환경 조성으로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드는데 실질적인 정책과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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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진행되는 무대를 중심으로 서광소방소와 서귀포 보건소 등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심폐소생술 교육도 실시했다. 한쪽에서는 직접 생산한 다양한 토종작물과 과채류, 손수 만든 소품들이 판매되는 여러 마대마다 사람들이 모여들기도 하고, 다양한 토종작물의 씨앗전시로 우리 토종작물의 다양성을 신기하게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캐리커처(풍자 인물화)였다. 대정 회원이 직접 수고를 해주었는데 얼굴의 특징을 살려서 예쁘게 그려주니 누구나 순서를 기다려 대기자가 줄지 않아 화가들이 물 먹을 시간도 갖기 어려웠다. 회원들을 위해서 기꺼이 수고해 준 임원들은 물론이고 회원 모두의 노력이 한마당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힘이 된 것이다.

 

개회식이 끝나고 서귀포시여농 배드 '띵가띵가'의 공연으로 삼춤들의 어깨가 들썩이더니 무대 앞까지 나와 흥겨운 춤잔치로 이어졌다. 특히 '삼춘'이라는 노래는 공연자들과 참가자들이 주고받는 노래로 서로의 이심전심(以心傳心)이 느껴지는 유쾌한 자리로 채웠다. 화려하게 차려입고 나타난 대정 여성농민들의 숟가락 난타는 언제 저들이 이렇게 멋진 연주를 연습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 여러 기회에 만날 때마다 밭이나 비닐 하우스에서 일하다 튀어나왔다고 이젠 검질메기가 끔찍하다고 하소연하던 그녀들의 색다른 변신의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굵은 이마 주름이 넘실대며 웃음꽃이 활짝 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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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 추천 순서를 앞두고 참가자들과 임원들의 노래자랑은 회관을 순식간에 노래방으로 바꿔 놓았다. 연세가 지긋하시고 잘 걷지도 못하시는 삼춘이 첫 순서로 자신 있게 나오셨는데 쩌렁쩌렁하고 날렵한 노래 솜씨로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도회장을 시작으로 임원들의 노래도 이어졌는데 '언제부터 임원을 노래 실력으로 뽑았냐?"며 크게 웃었다. 노래에 맞춰 함께 부르고 박수 치며 흥겨운 노래에 춤사위로 흥을 돋우는 회원들의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순서인 경품 추천, 누가 뽑힐지 기대반 응원반 당첨자 이름이 호명될때마다 장내는 환호가 터지고, 기여코 꼭 당첨되기를 바라는 눈빛이 반짝일때도 미처 당첨되지 못했을때의 아쉬움도 다같이 어울리니 이 또한 한마당의 묘미가 되었다.

 

이번 서귀포시 여성농민 한마당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여성농민들이 삶과 투쟁, 그리고 희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풍물놀이와 공연, 정책 제안과 나눔이 어우러진 하루는 여성농민이 단순히 농사를 짓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농업의 미래를 지켜내는 주체임을 보여 주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에게 미리 준비한 미숫가루를 나눠 주고 돌아서니 그 많은 의자며 매대가 모두 정리되어 갔다. 단 13분 만에 행사장을 정리해낸 회원들의 손길은, 여성농민들이 가진 강인한 힘과 연대의 상징이자 앞으로도 농촌을 지탱할 가장 든든한 버팀목임을 다시금 실감했다.

 

 

글 문영임(린다 모) |


미국에서의 이민생활을 잠시 접고 고국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느끼고 보는 일상을 기록합니다. 더 나은 세상, 더 좋은 이웃의 만남이 더 넓은 세상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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