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새 카테고리美빅테크 직원들 “백악관에 전화하라”

2026-01-21

ICE 과잉진압 중단과 계약 취소 요구

 

공포(恐怖)가 일상이 된 나라

 

미국의 기술 노동자들이 상사들에게 “백악관에 전화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상황까지 왔다. 이는 단순한 항의가 아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차별 단속과 급습이 일상이 되었고, 그 공포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절박한 신호다.

 

ICE는 법 집행 기관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가족 분리, 영장 없는 체포, 과잉 진압이 반복돼 왔다. 이 단속은 특정 범죄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민자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는 공포 정치로 기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오랫동안 “우리는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말로 책임을 피해왔다. 그러나 기술이 권력이 된 시대에, 정치적 중립은 더 이상 중립이 아니다. 침묵은 현상을 유지시키는 힘이고, 그 자체로 선택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침묵이 단순한 방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ICE의 단속과 감시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토대를 제공해 왔다. 이는 가치의 문제 이전에, 구조적 공모의 문제다.

 

ICE의 단속은 더 이상 서류와 수작업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방대한 데이터 통합, 실시간 추적, 생체인식 기술이 결합된 고도화된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상당 부분은 민간 기술 기업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기술은 중립”이라는 오래된 변명은 여기서 무너진다. 기술은 사용되는 방식만큼이나, 제공되는 순간부터 정치적이다.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ICE와 국토안보부(DHS)의 핵심 시스템을 떠받치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이는 단순한 서버 임대가 아니다. 이민자 관련 방대한 개인정보와 추적 데이터가 저장·처리·분석되는 디지털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없이는 ICE의 데이터 중심 단속은 지금과 같은 규모로 작동하기 어렵다. ‘직접 체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책임을 면해주지는 않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적으로 ICE와의 직접적인 단속 계약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제3자 계약을 통해 이민 당국의 시스템에 기술이 제공된 정황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들은 항상 “직접 계약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이 어떻게, 누구에게,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알고도 제공됐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회색지대는 책임 회피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가장 노골적인 사례는 팔란티어다. 이 회사는 ICE와 직접 계약을 맺고, 이민자들의 신원·이동·관계 데이터를 통합·분석하는 플랫폼을 제공해 왔다. 이 시스템은 체포 대상 목록을 만들고, 추적을 자동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팔란티어의 기술은 단속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다시 말해, 추방을 더 빠르고 더 넓게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 얼굴 인식, 홍채·지문 인식 같은 생체인식 기술까지 결합되고 있다. Clearview AI 같은 기업들은 온라인 이미지 수십억 건을 수집해 얼굴 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이는 법집행 기관에 제공됐다.

 

이제 이민자의 존재 자체가 데이터가 되고, 몸이 감시 대상이 된다. 이는 단속을 넘어 감시 사회의 문제다.

 

이 침묵의 구조를 먼저 흔든 것은 CEO가 아니라 노동자들이었다. 수백 명의 기술 노동자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직접 전화를 들어 백악관에 항의하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알고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들이야말로 대통령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집단이라는 사실을.

전화하지 않는 이유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CE의 폭주를 멈출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은 여전히 기업 권력에 있다. 계약을 중단할 수 있고, 기술 제공을 거부할 수 있으며, 공개적으로 반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동조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도 중립일 수 없다. 훗날 이 시기를 돌아볼 때, 빅테크는 혁신의 주역으로 기억될 것인가, 아니면 공포 정치의 조력자로 기록될 것인가.

역사는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

 

침묵했는가, 아니면 행동했는가.

 

 

글 박동규 변호사 | 美시민참여센터 이사



서울 중구 세종대로 20길 15, 7층(건설회관 701호)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전화 : 02-732-6025 | 이메일 : gkjeditor@gmail.com

Copyright ©2020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All rights reserved.

재외편협                  재외동포저널                  재외동포뉴스                   Global Korean Journalists Symposium                 협회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서울 중구 세종대로 20길 15, 7층(건설회관 701호)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전화 : 02-732-6025 | 이메일 : gkjeditor@gmail.com

Copyright ©2020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