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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통일인력거로 남북이 하나되자’

2021-11-28

통일노동운동가 김명희대표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역사적인 평양공동선언 3주년을 맞은 지난 9월 19일 광화문 비각(碑閣)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斷食籠城)에 들어간 ‘70대 열혈청년’이 있었다. 김명희(72) 전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이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김명희 대표가 통일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자본의 예속(隸屬)을 벗어나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를 지향하는 노동운동은 우리나라에서 통일운동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8.15 이래로 친일기득권과 분단적폐의 발호(跋扈)속에 노동의 문제점이 심화되었다는 점에서 분단의 모순을 극복하는 통일운동은 곧 노동운동을 살리는 길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운동가들이 통일운동을 강건너 불처럼 바라본 것 또한 사실이다.

 

김명희 대표는 노동운동을 통일운동의 맥락으로 시야를 넓히면서 대중 지향적인 운동가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88년 2대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 위원장과 1994년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 초대 사무처장, 1997년 전국민주철도노동조합연맹 공동대표, 민주노총 1기 중앙위원을 역임하는 등 30여년 노동운동을 해온 주인공이다.

 

그런 그이가 고희(古稀)를 넘긴 나이에 뜨거운 열정과 기백으로 통일운동에 뛰어든 것이다. 현재 한민족공동행동(자주통일 평등을 위해 투쟁하는)과 통일인력거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단식투쟁에 돌입하며 ‘남북합의이행’과 지난 7월 전국노동자대회 집회를 주도했다가 구속된 양경수 민노총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3년 전 평양에서 8천만 겨례에게 평화공존번영을 선포한 날이다. 자본의 상징 이재용이 특권으로 가석방되고 그 자리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구속되어 단식투쟁 17일째인 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여당은 민족의 운명을 자주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도, 노동 존중 사회와 공정과 정의의 공약도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있다. 민족을 농단하고 촛불의 주역인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며 미국과 재벌의 하수인으로 변절한 문재인 정부 여당을 규탄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 분단극복과 평등세상 건설에 나서주길 촉구한다. 저의 단식투쟁에 비판도 격려도 사절한다. 다만 민족의 하나됨과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그런 세상을 꿈꾸면서 길을 떠나련다,”

 

겨우 한평 크기의 비닐움막집이 차려진 비각 앞은 본래 태극기를 앞세운 극우세력이 상주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산전수전(山戰水戰) 다겪은 베테랑이요, 젊은 청년이 무색한 노운동가에 압도된 듯 슬그머니 자리를 내주었다.

 

“보여주기식의 단식은 안한다”는 김명희 대표의 단호한 모습에 화답(和答)이라도 했을까.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단식투쟁 3일차,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4자 종전선언을 제안했고 단식 6일차엔 북측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문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7일 차엔, 김여정 부부장이 두 번째 담화에서 “남측이 이중잣대를 버리고 북남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면 종전선언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는 물론, 남북정상회담까지 논의할 수 있다”며 고무적인 기류가 형성됐다.

 

그이는 주위의 간곡한 만류(挽留)를 받아들여 보름간의 단식을 끝냈다. 그러나 더욱 가열찬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현장 시위와 별개로 통일운동에 힘쓰는 개인, 단체와 적극적인 연대를 하게 된 것이다.


 


10월 30일과 31일 국내외 통일운동가들이 대거 참여한 풀뿌리통일단체 AOK(액션원코리아)의 평화통일기행을 함께 하고 11월 14이로가 15일 민통선 옛 개성지역에서 열린 개성팔관회에 참여하며 각계의 다양한 운동가들과 가진 열띤 토론의 시간이 그러한 결과물이다.

 

광화문 투쟁이 시작된지 49일째인 11월 6일 김 대표의 통일운동은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동 가능한 ‘통일인력거’가 탄생한 것이다.

 

통일인력거는 평소엔 지정된 장소에서 하다가 필요시 이곳 저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움직이는 농성장(籠城場)’이다.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인력거 전면엔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측면엔 ‘남북정상합의 이행하고 가짜 유엔사령부 해체하라’ 등의 구호가 쓰인 현수막을 둘렀다.

 

11월 24일엔 또한번의 낭보가 들려왔다. 양경수 위원장이 집행유예로 구속 84일만에 석방된 것이다. 26일 김명희 대표는 ‘양경수 위원장 석방하라’는 현수막 대신 ‘사대종속 외교부, 대북적대 국방부, 무용지물 통일부’라는 문구를 측면에 붙였다.


 


이날 김명희 대표는 동갑내기 통일운동 동지인 장의균 헌법문제연구소 대표와 함께 통일인력거로 안국동에서 인사동까지 행진을 벌였다. 김명희 대표가 앞에서 끌고 장의균 대표가 뒤에서 미는 통일인력거를 보고 시민들과 외국 관광객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원영 UPI뉴스 에디터는 “남북합의와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통일인력거를 보게 돼 너무 반가웠다, 통일운동에 애쓰고 계신 분들을 위해 성금이라도 드리고 싶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통일인력거는 ‘불평등한 한미동맹 해체’ ‘평화협정 체결’ ‘미군은 나가라’의 구호아래 펼쳐진 2021 반미자주대회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27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앞에서 출발한 통일인력거는 유병화 선생과 최명철 AOK위원, 민승준 개성관광재개운동본부 위원장 등 통일운동가 동지들의 성원속에 행사가 열린 용산미군부대 앞까지 도심을 누비며 행진을 했다.


 


김명희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광화문을 떠나 앞으로 한달간 통일부와 외교부가 위치한 길목에서 24시간 농성을 계속하겠다. 이번 시위는 통일부, 외교부 장관과 직원들에게 보여주는게 주 목적이다”라고 뼈있는 말을 했다.

 

통일인력거는 해가 가기전 서울에서 판문점까지 행진을 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매서운 겨울 추위도 뜨거운 통일 의지로 물리치겠다는 각오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수많은 시민들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겨레의 통일인력거가 한라에서 백두까지 행진할 날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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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통일인력거, 강명구마라토너 광화문 환영식 (2021.11.6.)

‘한라에서 백두’ 16일만에 서울입성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1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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