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관련 문서 공개를 거부하면서 벌어진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고위 관리들이 연쇄 회의에서 충돌했다.
지난여름, 트럼프 행정부가 보유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압력이 커지자,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일련의 회의를 열었다. 그중 상당수는 원래 국가안보 위기 상황에 사용되는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을 둘러싼 스캔들을 수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회의에는 부통령 JD 밴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법률고문 데이비드 워링턴, 법무부 부장관 토드 블랜치, FBI 국장 카시 파텔 등이 참석했다.
이 내용은 곧 출간될 저서 《Regime Change: Inside the Imperial Presidency of Donald Trump》를 위해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취재진은 엡스타인 파일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층을 얼마나 깊이 사로잡고 사실상 마비시켰는지를 확인했으며, 이는 대중이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다음은 기사에서 제시한 여섯 가지 핵심 내용이다.
1. 국가안보 벙커가 ‘엡스타인 전쟁실’이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지켜봤던 보안 시설인 상황실은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대통령 없이 모여 엡스타인 파일 공개 실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수습(收拾)하는 장소가 되었다.
더 놀라운 점은 반발의 상당 부분이 원래 충성도가 높다고 여겨졌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에서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공개 요구가 거세질수록 트럼프 측근들은 상황실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외국의 위협이 아니라 악명 높은 사망한 성범죄자와 관련된 정치적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국가안보 시설이 사용된 것이다.
관리들은 FBI 조사 기록 속 참고인 진술 메모에 트럼프를 포함한 여러 유명 인사의 이름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상당수 내용은 입증되지 않은 주장에 불과했지만, 대부분의 참모들은 이를 공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 트럼프는 이 문제를 완전히 묻어버리길 원했다
트럼프는 측근들에게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누군가 이 문제를 꺼내면 그는 짜증을 냈고, 결국 참모들은 대통령 앞에서는 이 주제를 피하게 되었다. 대신 그들끼리 문제를 걱정하고 대응책을 논의해야 했다.
대통령이 위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참모들이 추진하려던 모든 대응책은 더욱 어려워졌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이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를 다룬 기사 게재를 준비하자, 트럼프는 이를 막으려 했다. 그는 뉴스코프 최고경영자, 소유주 루퍼트 머독, 그리고 편집국장 에마 터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소리치며 위협하던 트럼프는 영국 출신인 터커에게 "당신은 미국을 싫어하는 게 틀림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사 게재를 막는 데 실패한 뒤, 참모들이 제한적인 수준의 정보 공개 방안을 제시하자 그는 마지못해 동의했다.
3. JD 밴스는 트럼프 관련 미확인 내용까지 모두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백악관 내부에서 엡스타인 자료 공개를 가장 강하게 주장한 사람은 의외로 부통령 JD 밴스였다.
그는 상황실 회의에서 "이건 엄청난 문제다"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MAGA 진영이 분열(分裂)되는 상황에 대해 밴스가 상당히 불안해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와일스는 측근들에게 밴스를 "엡스타인 음모론자"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밴스는 트럼프에 관한 입증되지 않은 내용까지 포함해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결국 의회가 공개를 강제할 것이므로 먼저 공개하면 백악관이 투명성 측면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엡스타인의 오랜 동반자이자 공범인 기슬레인 맥스웰을 감옥에서 인터뷰하도록 보수 성향 방송인 터커 칼슨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디어는 트럼프 핵심 측근들에게 거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대부분 무시되었다.
4. 욕설이 난무하는 폭발적 충돌이 법무부 수뇌부를 갈라놓았다
당시 법무장관 팸 본디와 FBI 수뇌부인 카시 파텔, 그리고 부국장 댄 봉기노 사이의 불신은 엡스타인 논란을 계기로 폭발했다.
법무부가 엡스타인 문제를 종결하려는 취지의 메모를 공개한 날, 봉기노는 정례회의에 들어와 본디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와 파텔은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본디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회의에서는 본디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언론 보도를 흘렸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반대로 와일스가 봉기노를 정보 유출자로 지목하자 그는 상황실을 박차고 나갔다.
봉기노는 사적으로 "엡스타인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콘트라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 백악관은 트럼프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성추행 주장까지 논의했다
2025년 8월 상황실 회의에서 한 고위 참모는 거의 10년 전에 제기된 확인되지 않은 2차 전언(傳言)의 주장을 언급했다.
그 내용은 트럼프가 한 젊은 여성의 유두를 강하게 튕기고 빨아 "매우 고통스러워 보일 정도"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이 주장은 2024년 트럼프와 무관한 민사소송의 봉인 해제 문서에서 등장했으며, 다른 관계자가 이를 언급하자 밴스는 이런 주장들까지 법무부 웹사이트에 모두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최대한의 투명성을 보여줄 수 있고, 트럼프는 이미 더 심한 비난도 받아왔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와일스는 즉시 이를 거부하며 "대통령은 절대 괜찮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나중에 "백악관 상황실에서 유두 관련 의혹을 논의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초현실적이었다"고 회상했다.
6. 1년이 지나도 이 문제는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고 있었다
2026년 3월 말, 백악관이 이 문제를 관리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엡스타인 파일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 부담이었다.
트럼프의 여론조사 전문가 토니 파브리치오가 작성한 비밀 메모에 따르면, 그달 실시된 포커스 그룹 조사에서 엡스타인 파일 문제는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 이슈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이는 범죄, 군사 문제, 노동자 친화 정책보다도 더 높은 순위였다.
메모는 엡스타인 문제가 일부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부정적 요소(a real negative)"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 박동규 변호사 | 시민참여센터 이사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대통령이 관련 문서 공개를 거부하면서 벌어진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고위 관리들이 연쇄 회의에서 충돌했다.
지난여름, 트럼프 행정부가 보유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압력이 커지자,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일련의 회의를 열었다. 그중 상당수는 원래 국가안보 위기 상황에 사용되는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을 둘러싼 스캔들을 수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회의에는 부통령 JD 밴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법률고문 데이비드 워링턴, 법무부 부장관 토드 블랜치, FBI 국장 카시 파텔 등이 참석했다.
이 내용은 곧 출간될 저서 《Regime Change: Inside the Imperial Presidency of Donald Trump》를 위해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취재진은 엡스타인 파일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층을 얼마나 깊이 사로잡고 사실상 마비시켰는지를 확인했으며, 이는 대중이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다음은 기사에서 제시한 여섯 가지 핵심 내용이다.
1. 국가안보 벙커가 ‘엡스타인 전쟁실’이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지켜봤던 보안 시설인 상황실은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대통령 없이 모여 엡스타인 파일 공개 실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수습(收拾)하는 장소가 되었다.
더 놀라운 점은 반발의 상당 부분이 원래 충성도가 높다고 여겨졌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에서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공개 요구가 거세질수록 트럼프 측근들은 상황실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외국의 위협이 아니라 악명 높은 사망한 성범죄자와 관련된 정치적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국가안보 시설이 사용된 것이다.
관리들은 FBI 조사 기록 속 참고인 진술 메모에 트럼프를 포함한 여러 유명 인사의 이름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상당수 내용은 입증되지 않은 주장에 불과했지만, 대부분의 참모들은 이를 공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 트럼프는 이 문제를 완전히 묻어버리길 원했다
트럼프는 측근들에게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누군가 이 문제를 꺼내면 그는 짜증을 냈고, 결국 참모들은 대통령 앞에서는 이 주제를 피하게 되었다. 대신 그들끼리 문제를 걱정하고 대응책을 논의해야 했다.
대통령이 위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참모들이 추진하려던 모든 대응책은 더욱 어려워졌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이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를 다룬 기사 게재를 준비하자, 트럼프는 이를 막으려 했다. 그는 뉴스코프 최고경영자, 소유주 루퍼트 머독, 그리고 편집국장 에마 터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소리치며 위협하던 트럼프는 영국 출신인 터커에게 "당신은 미국을 싫어하는 게 틀림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사 게재를 막는 데 실패한 뒤, 참모들이 제한적인 수준의 정보 공개 방안을 제시하자 그는 마지못해 동의했다.
3. JD 밴스는 트럼프 관련 미확인 내용까지 모두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백악관 내부에서 엡스타인 자료 공개를 가장 강하게 주장한 사람은 의외로 부통령 JD 밴스였다.
그는 상황실 회의에서 "이건 엄청난 문제다"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MAGA 진영이 분열(分裂)되는 상황에 대해 밴스가 상당히 불안해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와일스는 측근들에게 밴스를 "엡스타인 음모론자"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밴스는 트럼프에 관한 입증되지 않은 내용까지 포함해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결국 의회가 공개를 강제할 것이므로 먼저 공개하면 백악관이 투명성 측면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엡스타인의 오랜 동반자이자 공범인 기슬레인 맥스웰을 감옥에서 인터뷰하도록 보수 성향 방송인 터커 칼슨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디어는 트럼프 핵심 측근들에게 거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대부분 무시되었다.
4. 욕설이 난무하는 폭발적 충돌이 법무부 수뇌부를 갈라놓았다
당시 법무장관 팸 본디와 FBI 수뇌부인 카시 파텔, 그리고 부국장 댄 봉기노 사이의 불신은 엡스타인 논란을 계기로 폭발했다.
법무부가 엡스타인 문제를 종결하려는 취지의 메모를 공개한 날, 봉기노는 정례회의에 들어와 본디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와 파텔은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본디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회의에서는 본디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언론 보도를 흘렸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반대로 와일스가 봉기노를 정보 유출자로 지목하자 그는 상황실을 박차고 나갔다.
봉기노는 사적으로 "엡스타인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콘트라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 백악관은 트럼프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성추행 주장까지 논의했다
2025년 8월 상황실 회의에서 한 고위 참모는 거의 10년 전에 제기된 확인되지 않은 2차 전언(傳言)의 주장을 언급했다.
그 내용은 트럼프가 한 젊은 여성의 유두를 강하게 튕기고 빨아 "매우 고통스러워 보일 정도"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이 주장은 2024년 트럼프와 무관한 민사소송의 봉인 해제 문서에서 등장했으며, 다른 관계자가 이를 언급하자 밴스는 이런 주장들까지 법무부 웹사이트에 모두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최대한의 투명성을 보여줄 수 있고, 트럼프는 이미 더 심한 비난도 받아왔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와일스는 즉시 이를 거부하며 "대통령은 절대 괜찮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나중에 "백악관 상황실에서 유두 관련 의혹을 논의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초현실적이었다"고 회상했다.
6. 1년이 지나도 이 문제는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고 있었다
2026년 3월 말, 백악관이 이 문제를 관리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엡스타인 파일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 부담이었다.
트럼프의 여론조사 전문가 토니 파브리치오가 작성한 비밀 메모에 따르면, 그달 실시된 포커스 그룹 조사에서 엡스타인 파일 문제는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 이슈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이는 범죄, 군사 문제, 노동자 친화 정책보다도 더 높은 순위였다.
메모는 엡스타인 문제가 일부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부정적 요소(a real negative)"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 박동규 변호사 | 시민참여센터 이사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