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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뉴스로 여행 칼럼] 알고보니 재미있는 나라 엘살바도르

2024-11-29

안정훈의 ‘사람사는 이야기’

 

 

엘살바도르하면 매우 위험한 국가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알고보니 참 재미있는 나라다.

 

(1) 2년 전만해도 살인율이 전세계 1위 국가였다.(2위 온두라스, 3위 베네수엘라)

끔직한 나라가 단시간내에 중미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탈바꿈했다.

40대 젊은 대통령이 불량 인간 수 만명을 싹쓸이해서 감옥에 쳐넣었다.

국민들이 열광했다.

90%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헌법을 개정해서 연임 대통령이 됐다.

(필리핀의 두테르테는 저리 가라다.

그는 마약사범을 현장에서 사살하거나 체포 투옥했다.

고질적인 마약을 근절했다.

두테르테는 국민들의 인기가 높았지만 단임으로 끝냈다)

덕분에 나는 산살바도르에서 밤 길을 마음 놓고 걸어 다녔다.

 

(2) 자국 화폐(貨幣)가 아예 없다.

 

미국 달러가 공용 화폐다.

비트 코인도 결제 수단으로 통용된다.

참 희한하다.

(중미의 벨리즈도

미국 달러를 사용한다.

그러나 자체 화폐는 있다.

환율이 2대1이라서 헷갈리지 않는다.

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가 미국 달러를 쓴다.

그러나 캄보디아도 자체 화폐가 있다.

다만 국민들이 달러 거래를 선호해서

달러가 주로 통용된다.

ATM에서 바로 미국 달러를 인출 할 수 있다)

<추가: 파나마와 에콰도르에서도 달러를 자국 화폐로 쓴답니다.

한국 여행의 전설인 임택 작가님이 보내준 고마운 정보입니다>

 


(3)엘살바도르는 소득 대비 삶의 질이 높다.

 

1인당 명목 GDP가 5,600불 정도에 불과하다.

세계 109번째 나라다.

(2004년 기준)

나도 가기 전에는 아주 못사는 나라인줄 알았다.

직접 가서 보고는 깜짝 놀랐다.

수도인 산살바도르는 거리와 집과 건물들이 너무 깨끗하고 좋다.

매연(煤煙)이 없어서 공기가 맑다.

과테말라 시티 보다는 작지만 산뜻하다.

덜 복잡하고 인프라가 잘 되어있다.

삶의 질이 상당히 높다.

(아프리카의 르완다가 비슷하다.

가보고서 깜짝 놀랐다.

여기가 아프리카가 맞어? 할 정도였다)

 

(4)수도인 산살바도르에는 글로벌 브랜드 매장이 곳곳에 있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버거킹, 던킨, 피자헛 등 등.

대형 쇼핑몰도 많다.

소비 수준이 높다.

 

(5) 주 엘살바도르 미국 대사관 건물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다.

 

건물이 거대한 성 같다.

좀 의아했다.

매일 비자받으려는 사람들이 문 밖에서 장사진(長蛇陣)을 이룬다.

이들에게는 아메리칸 드림이 있다.

미국행은 서민들이 팔자를 고치는 지름길이고 희망 사다리다.

 

미국 대사관


(6) 미국에 합법 비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엘살바도르인이 많다.

 

열심히 돈을 벌어서 보낸다.

과테말라나 필리핀이나 엘살바도르는 공통점이 있다.

해외 송출인력이 많은 국가다.

세계의 하인 국가, 막노동꾼 국가, 갱단 국가라는 오명(汚名)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물불 가리지않고 헌신하는걸 폄하하면 안된다.

우리도 서독, 사우디, 월남에서 피땀으로 벌어서 보낸 돈으로 발전한 나라다.

나의 여행 경험상

기대하고 가면 실망하고

기대하지 않고 가면 만족했다.

엘살바도르는 기대없이 갔다가 만족한 케이스다.

현재도 미래도 밝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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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나라 온두라스 첫 날>

 


엘살바도르에서는 생각지도 않게 매끼니를 한식에다 스벅 아아로 호사를 누렸다.

따땃했다.

오래 눌러지내고 싶었다.

그러나 여행자는 익숙해질 때가 떠날 때다.

중앙 아메리카에서도 가장 위험한 나라인 온두라스로 간다.

세계에서 살인 범죄율이 가장 높은 도시가 온두라스의 산페드로술라다.

한국의 260배 라고한다.

중앙 아메리카 여행은 긴장 또 긴장의 연속이다.

그 중에서도 나를 가장 쫄리게 하는 나라가 온두라스다.

가슴은 물론 근육까지 팽팽해진다.

온두라스에서 가볼만한 곳이 제법 있다.

고대 유적 도시인 코판과 바다가 예쁜 로아탄 그리고 우틸라 섬도 유명하다.

나는 중미 여행의 첫번째 수칙을 안전으로 정했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그냥 패스 할 수는 없다.

오랫 동안 벼르고 별러서 온 땅이 아닌가.

수도인 테구시갈파만이라도 가보기로했다.

국경을 넘는 풀만 버스를 탔다. (2층 일반석 35불)

최사장님 사모님이 김밥 도시락을 싸준다.

아마 꽤 오랫 동안 한식을 구경도 못할것 같다.

아껴가며 쪽쪽 빨아서 먹었다.

국경은 걸어서 넘었다. 온두라스 이미그레이션으로 갔는데 정전(停電)이다.

실내가 깜깜하다.

핸드폰 손전등을 켜고 근무한다.

첫 인상 부터 어째 거시기하다.

여권을 받아든 직원이 말없이 자리를 뜬다.

10분 정도 기다렸다.

안내하는 풀만 버스 직원에게 뭔 일이냐?고 물었다.

그냥 기다리란다.

기다림이 일상이고 익숙한듯하다.

그래~ 나도 까라면 까던 시절을 살았지.

이해한다.ㅠㅠ

뭔지는 모르겠지만 3달러를 내란다.

영수증을 내주는걸 보니 삥 뜯는건 아닌것 같다.

넵넵~

낮 12시 30분에 출발했는데 저녁 9시에 도착했다.

예정 시간 보다 1시간 반이 늦었다.

중남미에서는 흔한 일이라서 그러려니했다.

문제는 늦은 밤이라는거다.

낮에는 안전하다.

밤에는 현지인들도 외출을 하지 않는다.

낮과 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어두운 밤에 예약한 숙소를 찾아가야한다.

유심을 사지 못했기에 구글 지도를 확인할 수도 없다.

택시가 안보인다.

자가용 영업하는 기사가 호객을 한다.

5달러를 부른다.

이미 인터넷으로 요금을 확인했다.

뻥튀긴걸 알지만 두 말 없이 탔다.

안전 비용이라서 감수할만하다.

온두라스도 미국 달러가 어디에서든 통용된다.

짐을 트렁크에 실고나서 타려는데 차량의 뒷번호판이 없는게 아닌가.



찜찜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앞좌석이 아니라 뒷좌석에 앉았다.

거리는 짧은데 가로등도 없고 인적도 드문 어두운 골목길을 꼬불꼬불 간다.

가는 내내 긴장을 풀지 못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운전 기사가 전화 번호를 적어서 준다.

여기 있는 동안 자기를 불러 달라는거다.

내가 쫌 어수룩하고 착해 보이는거겠지. ㅎ

다음 날 유심을 사서 끼웠다.

심봉사가 두 눈을 뜬것 같다.

우버를 불러서 타고 다녔다.

세계 여행에서 우버는 참 고맙고 편리한 존재다.

숙소는 일부러 좀 비싼 곳을 예약했다.

깨끗한 공동 주방이 있어서 좋았다.

밤 10시에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

꿀 맛이다.

그런데 늦게까지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못잤다.

아침 일찍 매니저에게 항의해서 환불을 받고 근처의 다른 숙소로 옮겼다.

일반 가정집을 에어비앤비로 운영한다.

만족스럽게 삼 일을 보냈다.

 


여행은 첫 날이 제일 돌발 변수가 많다.

특히 장시간 이동하고 어두운 새벽이나 밤에 도착했을 때를 조심해야한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실수나 사건 사고가 이 때 발생했다.

하루 이틀만 지나면 분위기와 상황이 파악된다.

그 이후는 어느 도시나 비슷하다.

안전 수칙만 잘지키면된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 비슷하다.

첫 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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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의 낮과 밤>

 

온두라스의 수도인 테구시갈파의 한 낮은 활기차다.

시내 중심부인 센트로 파크엔 인파가 가득하다.

명동같은 다운 타운과 이어져있다.

오래된 성당, 야외 공연장, 박물관, 재래 시장, 쇼핑 몰, 길거리 노점상, 버거킹, 맥도날드, 에소프레소 아메리카 카페, 위인 동상 등이 몰려있다.

하루 일정으로 워킹 투어 하기에 딱 적당하다.

도착한 다음 날 맨 먼저 클라로(Claro) 이동통신 매장으로 갔다.

4일 짜리 유심을 샀다.

가격은 3달러다.

빵빵 잘 터진다.

막혀있던 눈과 귀와 입이 뚫린 기분이다.

처음엔 우버를 불러서 타고 다녔다.

안전하게 이동하는데 최적이다.

요금도 합리적이다.

등록해놓은 신용카드로 결제 되기에 현지 화폐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

눈탱이를 치려는 택시 기사와 요금 흥정을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좋다.

하루가 지나서 부터는 시내 버스를 탔다.(13램피나/720원)

하지만 시내는 교통 체증이 심하다.

낮 시간에는 걸어서 다니는게 나았다.



일몰(日沒)이 빠르다.

5시가 넘으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공식 일몰 시간 17시32분)

어쩌다 해가 진 뒤에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내내 불안불안했다.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다.

골목길을 피해 좀더 멀더라도 큰 길을 골라서 걸었다.

숙소에 돌아오면 긴장이 풀어져서 한참을 퍼진채 늘어지곤했다.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는다. (6,500원)

신용 카드로만 받는다.

내가 가 본 중에 가장 허접하다.

손님이 나 밖에 없다.

전시실은 모두 닫혀있다.

한군데 열려서 들어갔더니 공사중이다.

너무 당당하게 지금은 관람할수 없으니 나가 달라고 말한다.

실내에선 곰팡이 냄새가 스물스물 올라온다.

조악한 그림 몇 점 구경하고 나왔다.

바깥 도로 위에는 요란한 깃발 장식들이 화려하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의 대표적 장소다.

관광 안내를 보면 테구시갈파에서 가볼만한 명소 중에 첫번째로 소개되고있다.

인터넷 정보가 얼마나 허술하고 무책임한가를 새삼 실감했다.

그나마 피카쵸 공원의 예수상은 좀 낫다.

브라질 리우의 예수상 짝퉁급이다.

그래도 산책할 수 있는 숲길이 있어서 좋았다.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것도 괜찮았다.

입장료는 2.300원.

갈 때는 우버를 불러서 타고 갔다.

산 길을 꼬불꼬불 올라가는 제법 먼 거리다.

요금 9,000원.

올 때는 큰 길 까지 약 2km 정도를 걸어 나와서 시내버스를 탔다.(720원)

오후 5시면 막 차가 끊긴단다.

바쁘게 서둘러서 막차를 탔다.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어두워진 거리를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익숙해진 길인데도 긴장이 된다.

나 쫄보 맞는것 같다.

 


<온두라스 테구시갈파 간단 정리>

 

낮에는 안전, 밤에는 위험한 도시다.

낮과 밤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파트가 없고 모두가 단독 주택들이다.

담장과 철조망이 어마무시하다.

밤에는 인적이 끊긴다.

차량만 다닌다.

어디서든지 달러를 사용할수 있다.

우버가 있어서 편리하다.

오래된 도시라 시내는 거의가 1차선 일방 통행이다.

당연히 교통 체증이 심각하다.

카페 문화가 없다.

익스프레소 아메리카노라는 커피 숍이 유일하다.

분위기는 혼잡한 쇼핑몰 안이나 역 앞의 다방 같다.

위험하다고해서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가길 잘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비슷하다.

어디를 가든 긴장하고 주의하고 조심하면된다.

어려울수록 성취와 보람은 더 크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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